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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깔나게 풀어낸 옛 선인들의 풍류·멋

등록일 2025-09-14 16:00 게재일 2025-09-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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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평생대학
방종현 수필가 초청 인문학 강연 ‘성황’
“하모니카 연주·시조창 더해진 명품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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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방종현 수필가 초청 특별 인문학 강연 모습.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홍)은 최근 복지관 평생대학에서 350여 명의 수강생이 함께한 가운데 방종현 수필가를 초청해 특별 인문학 강연을 열었다.

강연장에는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의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고, 무대 위에서는 곧바로 역사의 장면과 문학의 숨결, 음악의 선율과 철학의 향기가 어우러진 한 편의 종합예술이 펼쳐졌다.

이날 방 강사는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 조선시대 문장가 송순, 재치 넘치는 백호 임제, 풍류의 대명사 김삿갓, 그리고 ‘천하의 명기’ 황진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인물을 불러냈다.

그는 인물들의 삶과 일화를 해학적이고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며 청중을 웃기고 감동시키기를 거듭했다. 이야기에 빠져든 어르신들은 마치 옛 선비들과 기생이 노래하고 시를 읊던 시절로 여행을 떠난 듯, 눈을 반짝이며 귀 기울였다. 강연의 흐름은 더욱 다채로웠다.

이날 이현정 낭송가는 이상화 시인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송하며, 시대의 아픔과 민족의 희망을 함께 느끼게 했다. 이어 방 강사는 하모니카를 꺼내 들어 방랑시인 김삿갓을 정겨운 멜로디로 연주하자 강연장은 금세 화합의 무대로 변했다. 시조창이 울려 퍼지고, 청중과 함께 부르는 합창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 강연장은 어느새 모두가 참여하는 잔치판으로 변했다.

한 수강생은 “옛 사람들의 풍류와 멋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내는 강의는 처음”이라며 “노래하고 웃고 배우다 보니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강연이 끝났지만 마음이 한참 동안 따뜻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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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현 수필가가 강연하고 있다. 

방종현 수필가는 달구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수필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담수회와 운경대학, 대한노인회 대구시 각 지회, 지역 노인복지관 등 여러 시니어 대학에서 인문학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역사와 지리, 문학과 음악을 ‘풍류(風流)’라는 우리 전통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아 ‘풍류 인문학의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이날 강연을 지켜본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평생대학 총동창회 이단 회장은 “방 강사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며 하모니카 연주와 시조창까지 더해져 시청각이 살아 있는 명품 강의였다”며 “시니어 대학의 새로운 문화적 사건”이라고 극찬했다.

김진홍 관장은 “우리 복지관의 바람은 언제나 ‘건강한 백세 노년의 행복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며 “칸트가 말한 행복의 세 가지 원칙처럼, 꾸준히 배우고 움직이며 사람을 사랑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복지관은 어르신들이 웃고 배우며 나눌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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