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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물지 마세요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11-06 08:47 게재일 2025-11-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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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매너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아졌다. 줄을 서서 차례대로 탑승하는 건 물론, 승강장이 아닌 곳에서 버스를 세워달라고 억지 부리는 이들도 거의 없다.

 

하지만, 자신이 운전자가 되는 경우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사람의 성격은 운전할 때 모습으로 판단하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평소엔 점잖은 사람도 운전대를 잡으면 종종 거칠고 무질서한 면을 드러내는 경우가 흔하다.

 

‘꼬리물기’란 낯설지 않은 단어가 있다. 출퇴근 시간 막히는 도로에 차량이 가득하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교차로를 통과할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제 차만 진입시켜 다음 신호에 진입하려는 차량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자신만 편하자고 다수에게 폐를 끼치는 경우 없는 짓이다.

 

꼬리물기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다툼을 부른다. 욕설과 함께 심하면 주먹다짐까지 오가는 걸 볼 때도 있다. 출근길 스트레스를 부르는 급작스런 클랙슨 소리도 야기하는 게 꼬리물기. 그럼에도 근절되지 않는 나쁜 운전습관이다.

 

최근 서울 경찰은 출근길에서 꼬리물기 집중 단속을 벌였다. 단 1시간 만에 200명이 넘는 운전자가 적발됐다고 한다. “너무 바빴다” “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잡는가”라는 변명과 불만이 쏟아진 현장은 아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운전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꼬리물기 관행이 비단 서울에만 있겠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경북을 포함한 전국 도로 어느 곳에도 얌체 운전자는 존재한다. 꼬리물기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을 낮추고,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강화된 단속이 필요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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