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헬기·함정 총동원 입체 릴레이 작전 골든타임 사수
울릉독도 북동방 260km 해역에서 선장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이어 독도 인근에서 외국인 선원이 각혈을 호소하는 긴급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 헬기와 대형 경비함정을 모두 투입해 9시간 동안 이어진 고난도 구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작전은 먼 해역에서 발생한 응급상황에서도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구조 역량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동해해경청(청장 김성종)은 30일 새벽 4시 5분께 독도 북동방 약 260km 동해퇴 해역에서 A호(39t·근해연승) 선장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해경은 즉시 삼봉호(5001함)를 급파하고, 양양항공대 헬기 한 대를 울릉도 방향으로 이동시켰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5001함은 단정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를 신속히 이송했고, 원격응급의료진으로부터 내시경 처치가 시급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장거리 비행을 위해 헬기는 울릉도에서만 총 3차례 연료를 보급한 뒤, 오전 8시 48분경 5001함 헬기갑판에 착함해 환자를 안전하게 옮겼다. 헬기는 한 차례 더 울릉도 연료 보급을 거쳐 10시 57분 강릉에 도착, 환자는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구조가 진행 중이던 오전 8시 22분, 독도 동방 74km에서 조업 중이던 B호에서도 외국인 선원(베트남 국적, 90년생)이 각혈과 복통을 호소하는 또 다른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해경은 즉시 1513함과 포항항공대 헬기 1대를 투입했다.
1513함은 10시 03분 현장에서 환자를 단정으로 구조했고, 10시 27분 도착한 헬기가 호이스트 장비를 이용해 환자와 보호자를 탑승시켰다. 헬기는 연료 수급을 위해 울릉도를 경유해 12시 50분 포항 경주공항에 도착했고, 환자는 대기 중이던 119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환자 모두 빠른 이송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종 동해해경청장은 “새벽부터 먼 해역에서 응급상황이 이어지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항공대와 경비함정이 역할을 분담하며 골든타임 확보에 총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 생명과 조업 어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구조는 동해 먼바다 풍랑특보 상황에서도 해경이 가능한 모든 세력을 투입해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울릉도·독도 해역에서의 응급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해상안전망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