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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파라마운트, 워너 인수전 격화··· 트럼프 정부 개입 가능성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2-09 06:08 게재일 2025-12-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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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전에 넷플릭스에 이어 파라마운트가 가세하며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독점규제 문제로 개입 가능성이 커지며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미디어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인수전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워너 인수에 합의한 넷플릭스에 이어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가 더 높은 조건으로 맞불을 놓으며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 연방정부가 독점 규제 문제를 이유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인수전은 정치 변수까지 얹힌 양상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영화 스튜디오, HBO·HBO Max 등 주요 콘텐츠 사업을 720억 달러(약 105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단 뉴스채널 CNN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넷플릭스가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리포터’ ‘배트맨’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구독 확대와 상품 비즈니스 강화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경쟁자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넷플릭스 발표 직후인 8일, 워너 전체 사업(스튜디오·스트리밍·CNN 포함)을 대상으로 1084억 달러(약 159조30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인수 제안을 발표했다. 제시 가격은 주당 30달러 현금으로, 넷플릭스가 제안한 27.75달러(현금+주식)보다 높은 수준이다.

파라마운트의 인수 자금에는 엘리슨가(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일가)를 비롯해 사우디·아부다비·카타르 국부펀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펀드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 언론들은 “워너 인수전이 산업 경쟁의 영역에서 벗어나 정치·지정학 변수까지 얽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인수 후 독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검토 방침을 밝혔다. 그는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테드 사란도스와 백악관에서 회동했지만, 거래 승인에 대한 보장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후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단순 합산 기준 약 30%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미 법무부(DoJ)의 반독점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라마운트 측은 “우리의 제안이 더 빨리 규제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 미디어·콘텐츠 시장은 디즈니, 애플TV+, 유튜브 등 빅테크 플랫폼과 전통 스튜디오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워너 인수를 둘러싼 이번 싸움이 향후 시장 질서를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그래픽/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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