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역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통·소비 부문은 증가세로 전환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9일 발표한 ‘2025년 10월 경북 동해안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경북 동해안 5개 지역의 제조업·서비스업·수산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제조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조강 생산량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포항제철소의 10월 조강 생산량은 116만5000t으로 전년보다 10.7% 줄었다. 같은 달 포항철강산단 생산액도 1조 67억원(-10.6%)으로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도 약세가 이어졌다. 경주 지역 자동차 부품 생산은 차량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15.2% 줄었다.
서비스업도 감소세다. 경주 보문단지 숙박객 수는 15만2000명(-21.1%), 울릉도 관광객도 3만6900명(-17.5%)으로 감소했다. 반면 포항운하 방문객(+0.7%)과 운하크루즈 승선객(+2.9%)은 소폭 반등했다.
수산업 역시 부진했다. 10월 수산물 생산량은 7035t으로 전년 대비 37.2% 감소했다. 어류(-39.7%), 갑각류(-29.7%), 연체동물(-49.7%) 모두 감소했다.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10월 경북 동해안 수출액은 7억3200만달러(-21.4%)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제품(-27.6%), 화학공업제품(-25.3%)이 감소했으나 기계류는 35.0%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포항이 27.3% 감소, 경주는 9.4%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8억3100만달러(+0.2%)로 증가했다. 광산물(+11.0%)과 화학공업제품(+1.3%)이 증가했으며,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인 수산화·탄산리튬 수입이 12.7% 늘었다.
내수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포항·경주 지역 주요 중대형 유통업체 판매액은 37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식료품(13.7%)과 가전제품(25.3%) 판매가 늘어난 반면 의복·신발은 2.1% 줄었다.
투자 지표는 악화됐다. 자본재 수입액은 2630만달러(-38.8%), 건축착공면적은 71.5%, 건축허가면적은 13.5%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은 혼조세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포항 -0.2%, 경주 +0.1%였으며 전세가격도 동일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택 매매 건수는 841건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부품산업 수출 둔화가 지역 생산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예정된 AI·이차전지·철강 수소환원사업 투자 확대가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