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을 잇는 첫 광역철도인 대경선이 개통 1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14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 이후 대경선은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철도라는 상징성과 함께 지역 교통과 생활권 변화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총 연장 61.85km 구간에서 구미∼대구∼경산을 연결하는 대경선은 기존 경부선 선로를 활용해 구축됐다.
1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대경선은 작년 12월 개통 이후 1년간 512만 명(승차 인원)의 누적 이용객을 기록했다. 이는 대구와 경북(구미·경산·칠곡)의 10월 기준 인구 313만명을 기준으로 시민 1인당 평균 1.6회 대경선을 이용한 셈이다.
대경선 정차 7곳의 역(구미·사곡·왜관·서대구·대구·동대구·경산) 중 동대구, 대구, 구미 순으로 이용 수요가 높았다. 동대구역의 일 평균 이용객은 2773명으로 집계됐다.
대경선은 경북 칠곡군 북삼역(건설중)과 대구 원대역(가칭)이 추가로 신설될 예정이다. 열차는 출퇴근 시간대 약 19분, 평시 약 25분 간격으로 평일 98회, 주말 96회 운행 중이다.
대경선 개통은 대구·경북 지역 상권과 생활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대구역과 동대구역 인근 백화점·쇼핑몰 등 대형 상업시설의 타 지역 방문객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학생과 20~30대 등 젊은 층의 이동이 활발해지며 ‘대구에서 놀고 구미·경산으로 돌아가는’ 생활 패턴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구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도 바뀌었다. 대경선 하행선(구미~경산) 막차가 오후 11시 50분이다보니 야근이나 회식 후에도 부담 없기 때문이다.
구미지역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대경선 개통 전에는 회사 인근에서 잠시 모임을 갖고 밤 9시까지 운행하는 회사 통근 버스를 타고 대구 집으로 가야했는데, 지금은 대경선 역이 위치한 상모역이나 구미역 인근에서 모임을 하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역 축제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달 열린 ‘2025 구미 라면축제’ 는 35만명의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행사기간 대경선 구미역 이용객은 약 3만 4000여명으로 축제 전주에 비해 이용객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대경선은 출·퇴근 철도를 넘어 쇼핑·여가·교육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지역 순환망 역할을 하며 대구·경북 공동생활권 형성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 배차 간격 단축, 버스·도시철도와의 환승 체계 보완 등이 대표적이다. 개통 초기부터 제기된 배차·편성 관련 민원은 이어졌으며, 수요 증가에 맞춘 운영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역철도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역세권 개발 수요가 증가해 도시계획과의 적합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지자체는 대경선을 기반으로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구미시는 대중교통 이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서비스도 대폭 개선했다. 배차 간격을 15~20분으로 고정해 배차한 노선을 확대했고, 이용자가 많은 간선과 지선은 운행횟수를 늘려 시민 편의를 증진시켰다. 초정밀 버스정보시스템을 도입해 대중교통 서비스도 혁신했다. 칠곡군은 최근 왜관역 일대에 역세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주변 주차장 확충하고, 버스 환승장 설치 사업도 시행중이다.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내년 북삼역 개통 등을 통해 대경선이 대구·경북지역민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