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기획 단계부터 설계…제작–유통까지 연결되는 체계 구축 ‘라 트라비아타’에 대구·경북 장애인 관람객 419명 방문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을 기본 설계로 반영한 무장애 공연 체계를 정착시킨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대구·경북권 무장애 공연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열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에는 대구·경북 7개 시군에서 장애인 관람객 419명이 찾으며 성과가 확인됐다.
문화예술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공연장은 여전히 장애인과 고령자, 돌봄 동반 관객에게 쉽지 않은 공간이었다. 정보 접근 제한과 이동 동선·좌석 제약, 안내 체계 부족이 공연 관람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2022년부터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 접근권’ 실현을 목표로 무장애 접근성 공연 제작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일부 회차 제공이 아닌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을 필수 설계 조건으로 반영하는 원칙을 세운 점이 특징이다.
전당은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시작으로 △자막과 음성 해설 △FM 송수신기 △수어 안내와 사전 정보 제공 △무대·의상 촉각 전시 △접근성 동선 및 좌석 운영 등 기준을 공연 제작 전 과정에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접근성을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공연 기획의 핵심 기준으로 삼은 사례다.
이 같은 체계는 제작 이후 재제작과 타 지역 유통으로 이어지며 확산 구조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여러 작품이 대구·경북을 비롯한 인근 지역으로 널리 공유되며 무장애 공연의 공공적 가치가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대규모 장애인 관람객 방문과 함께, 자막·음성 해설·촉각 전시 등 접근성 요소가 비장애 관객에게도 작품 이해도를 높였다는 반응을 얻어 무장애 공연이 전체 관람 경험을 확장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무장애 접근성 공연 제작과 유통을 지속해 더 많은 시민이 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안동에서 시작된 무장애 공연 기준이 대구·경북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