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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비중 작아도 존재감 있는 역이 끌려요”

배우 안성기(63)는 평소 단편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했다.“분량은 짧아도 기승전결과 메시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연기할 때 감성과 느낌을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안성기 서재의 한쪽에는 그가 한 권씩 사들인 이상문학상 전집이 있다. 2004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김훈의 `화장`도 그 중 하나다.`화장`은 병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보살피던 중년의 남자가 젊은 여자에게 마음이 끌리면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이야기다.`화장`에 매혹됐고 영화화하기를 바랐던 안성기는 제작사 명필름으로부터 주인공 오 상무로 영화에 출연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제가 나이는 이미 중년이 넘어갔지만, 몸과 마음은 중년 전이에요. (웃음) 중년이라는 상황과 그 심리를 다루는 영화를 할 수 있어서 반가웠죠.”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한옥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안성기는 막상 영화를 찍느라 고충이 만만치 않았음을 털어놓았다.“이 영화는 아무래도 사실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느낌이 있는 작품이죠. 오 상무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어요. 그 분위기, 그 느낌을 유지한 채 에너지를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죠. 그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으려 하다 보니 늘 현장에서도 억제되고 침잠돼 있었죠.” 특히 일상에 지친 오 상무가 연모하는 추은주(김규리 분)를 훔쳐보는 장면에 그는 꽤 공을 들인 모양이었다.“추은주를 바라보는 오 상무를 카메라가 훔쳐보는 거잖아요. 일종의 관음이죠. 그때 오 상무 눈길은 먹잇감을 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보통의 사람들이 감추는 시선인 거죠. 정말 힘들었어요.” 안성기는 “그래도 촬영 후 모니터를 했더니 정말 좋다고들 해서 고무됐다”며 활짝 웃었다.그는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시나리오는 더 노골적이었는데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가 덜되는 느낌이었다”면서 “완성본처럼 감정을 절제해서 깔끔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1952년 새해 첫날 태어나 여섯 살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한 안성기는 지금까지 무려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안성기는 “올해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뜻대로 해야겠다”는 일종의 목표를내놓았다.“(출연작 중) 안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어요. 빛이 안 난다는 작품들 말이죠. 그렇다고 제가 큰 역할을 해야겠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로 접었어요.” 안성기는 “비중이 작아도 존재감이 있는 역을 하고 싶다”면서 “아무리 출연 분량이 적어도 제 마음에 드는 역을 해야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후배 박중훈은 언젠가 안성기를 두고 “욕망과 에너지가 굉장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안성기는 약간 부끄러운 얼굴로 “좋은 영화를 찍어서 관객이 크게 감동하게 하는 그 이상의 욕망이 있겠느냐”는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출연했던 영화가 흥행해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는 가운데 새 영화를 찍는 그때가 제일 배우로서 좋을 때에요. 그럴 때는 아주 황홀합니다. 요즘은 그런 게 너무 뜸하지만요. 하하하.” /연합뉴스

2015-03-20

“봄 바다 맛의 향연, 주꾸미·키조개 맛봐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19일 오후 7시30분 `보령 바다 봄 만났네 - 주꾸미, 키조개`를 방송한다.겨울바람이 뒷걸음질치기 시작하면 충남 보령 바다 깊은 곳에서 봄을 알리는 녀석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겨우내 오동통 살찌워 봄과 함께 돌아온 주꾸미와 키조개다.보령시 무창포에서는 주꾸미잡이가 시작됐다. 이곳에서는 전통방식인 소라껍데기를 이용해 주꾸미를 잡는데, 산란을 앞둔 주꾸미들이 어두운 곳을 찾아 들어가는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하루 노동을 끝내고 돌아와 뜨끈한 주꾸미국과 매콤한 주꾸미찜으로 푸짐하게 차린 밥상을 마주하면 피로가 풀린다.무창포 사람들에겐 주꾸미요리 하나하나에 저마다 추억이 있다. 어린 시절 제사때나 명절에만 먹을 수 있었던 주꾸미호롱, 묵은 김치 송송 썰어 주꾸미와 함께 넣고 할머니가 지어준 주꾸미김치밥 등은 `그때 그시절`의 다른 이름이다.새벽 5시 출항을 앞둔 키조개사진 어선들이 오천항을 깨운다. 키조개는 바다 깊숙이펄에 박혀 사는데, 잠수부가 보물찾기하듯 하나하나 손으로 캐내야 한다.농사도구인 키를 닮아 이름붙여진 키조개는 60% 이상이 오천항에서 생산된다.하지만 오천항 어민들도 과거에는 키조개를 아무 때나 먹을 수 없었다. 키조개를 넣어 끓인 미역국은 고깃국만큼이나 귀했고, 관자를 두툼하게 썰어 삼겹살과 함께 구워내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연합뉴스

2015-03-19

“모든 가족 다같이 듣는 음악이었으면”

“부모와 자식이 다 같이 듣는 음악이면 좋겠습니다.”18일 새 앨범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Part). 1`로 가요계에 돌아온 조PD(본명 조중훈·39)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한때 직설적인 랩 가사로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앨범을 낸 적이 있는당사자의 발언으로는 의외다.조PD는 그러나 “(음악 성향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대표곡 `친구여`처럼 듣는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른 음악을 선보일 뿐이라는 것이다.그는 “그때그때 다를 뿐”이라며 “이번에는 한 가정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부터부모와 자식까지 다 같이 듣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들었다”라고 말했다.대중성을 노린 앨범이지만 이번에도 조PD 특유의 독창성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제목부터 독특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1`이다. `캔디`와 `영혼없다` 등 신곡 2곡과 과거 히트곡인 `마이 스타일`(My Style), `친구여`를 리메이크해 수록했다.조PD는 “제가 거위고 다른 가수들이 황금알이다. 제 노래를 통해 소개했거나 제가 곡 작업에 참여했다가 잘 풀린 가수들이 꽤 있다. 이번에도 재능있는 가수들이 빛을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조PD의 선택을 받은 첫 번째 주자는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운 걸그룹 S.E.S 출신 바다다. 바다는 타이틀곡 `캔디`에 참여했다. 소문난 바다의 가창력이 더욱 돋보이는 곡이다. 그가 `황금알`로 바다를 낙점한 이유는 무엇일까.조PD는 “바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며 “`친구여` 때 인순이 선생님이 거절하면 바다를 섭외해야겠다 생각할 정도로 가창력, 무대 장악력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친구”라고 평가했다.그는 “SES의 바다가 있다면 솔로로 전향한 뒤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이는 바다도 있다”며 “가수는 음악적 지식이나 `뮤지션십`이 없어도 가벼운 느낌이 들지만 너무 심각하고 무거워도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어렵다. 그 둘 사이의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애매모호한 답을 내놨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솔로 가수 바다의 새로운 면모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언젠가는 바다와 함께 하고 싶다 생각했고,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바다와 함께 아직 신인인 손승연이 또 다른 `황금알`로 발탁됐다. 손승연은 인순이의 뒤를 이어 조PD의 히트곡 `친구여`에 피처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음원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조PD는 “아무래도 인순이 선배님 같은 내공이나 울림은 없겠지만 나이나 경력을생각하면 굉장한 친구다. 가창력이나 창법, 곡 이해력 모두 백점을 주고 싶다. 세월과 경험이 쌓이면 인순이 선배님 못지않은 가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그는 이번에 `친구여`를 리메이크하면서 그간 마음에 걸렸던 랩과 녹음상태를 손봤다고 덧붙였다. 11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최근 유행에 맞춰 리듬도 손질했다.조PD는 “결과물이 만족스럽다”면서 원곡의 감성을 이어나가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황금알을 낳는 거위 파트.1`은 그가 염두에 둔 연작 앨범의 시작일 뿐이다. 앨범 제목에 `파트.1`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그는 “이미 어느 정도 레퍼토리를 정해놓고 파트 1을 만들었다”라며 “같은 구성으로 파트 2, 파트 3까지 계획하고 있다. 파트 3까지 나오면 총 12곡이 되니 하나로묶어서 앨범을 낼까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런 계획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이제 연예기획사 스타덤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소속 가수들의 음반까지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13인조 아이돌그룹 탑독, 여성그룹 이블 등이 스타덤 소속이다.조PD는 “지난해 10월 탑독이 데뷔 1주년이 딱 되는 순간에야 내 앨범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탑독이 1년간 총 6개 싱글을 냈어요. 하나 완성하면 다음 것을 준비해야 하고,다음 것 하면서 그 다음 것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 음악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년이 딱 되니까 이제 얘네들이 스스로 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제 음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합뉴스

2015-03-19

“인간사가 코미디… 사는게 다 그렇죠”

일찍이 `사랑이 뭐길래` 때 코믹 연기에 대한 그의 감각은 확인한 바 있다.웃기려 드는 게 아니었고, `대발이 아버지` 옆에서 기 못 펴고 살며 구시렁구시렁 생활연기를 할 뿐인데 그게 그렇게 웃길 수가 없었다.1991~1992년에 방송됐으니 벌써 20여년 전이다. 이후에도 `그대 그리고 나` `장미와 콩나물` `엄마가 뿔났다`를 거쳐 `청담동 살아요`까지 긴 호흡의 홈드라마를 할 때면 그의 생활밀착형 연기에서는 어김없이 코미디가 능청스럽게 배어 나왔다.“인간사가 코미디 같아요. 사는 게 얼마나 유치해요. 우리가 사는 모습이 다 그렇죠. 뭐.”KBS 2TV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통해 또다시 허를 찌르는 코미디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배우 김혜자(74)를 지난 16일 인터뷰했다.`안국동 선생님`이라 불리는 유명 요리선생인 강순옥. 30년 전 남편을 여의고(사실은 살아있지만) 홀로 두 딸을 키워온 그는 남편이 죽기 전까지 마음에 품은 여인 장모란(장미희 분)에게 평생 이를 갈아왔다.강순옥은 사고뭉치 둘째 딸 때문에 우연히 재회한 장모란이 시한부라는 말을 듣고는 난데없이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 먹이고 재운다. 하지만 그의 호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강순옥은 장모란을 집에 데려오기 전 일단 고운 한복 차림에 버선발로 장모란의가슴팍에 기습 하이킥을 날리는 것으로 1차 복수를 했고, 집에 데리고 와서는 보약을 해 먹이는 와중에 `불륜`이라는 제목의 책을 선물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그를 “남편의 세컨드”라고 대놓고 소개하는 등 펀치를 계속 날리고 있다.이런 강순옥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김혜자의 활약은 젊은층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부드럽게 상승곡선을 그리게 하고 있다.“우린 심각하게 연기해요. 코미디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강순옥이나 장모란이나 다 심각한데 상황이 웃긴거죠. 이러거나 저러거나 인간사는 다 거기서 거기예요. 똑같아요. 당사자들은 심각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면 코믹한거죠.”김혜자가 펼친 코믹연기 중 최근 화제가 된 것은 강순옥이 다이아몬드 반지로 장모란에게 또다시 한방을 제대로 먹인 내용이었다. 남편이 강순옥과 장모란에게 똑같이 생긴 반지를 선물했는데, 알고보니 강순옥 것은 다이아몬드였고 장모란 것은 큐빅이라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밝혀지면서 강순옥은 천하를 다 얻은 듯 헤벌쭉 좋아하며 손가락에 낀 반지를 대놓고 자랑한다.“강순옥이 `내 인생에 이런 순간이 올지 몰랐다`며 좋아하잖아요. 반지에 대한 사연은 이번주 방송에 나오는데 강순옥이 그럴만 했어요. 분명한 것은 강순옥이 남편을 엄청 사랑했다는 거예요. 남편이 장모란에게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차에 죽어버린 건데, 그전까지는 살면서 강순옥에게 신뢰를 준 남자였어요. 30년 이상이 지났지만 강순옥은 여전히 남편을 믿고 있어요. 현명한 여자인 것 같아요.”김혜자의 연기는 그의 구박을 받아야하는 장미희(58)와의 앙상블에서 완성된다.김혜자와 장미희는 2008년 `엄마가 뿔났다`에서 사돈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나랑 장미희 씨는 나이차가 많이 나요. 실제로는 연적이 될 수 없죠. 하지만 극중에서 강순옥과 장모란은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는 것으로 설정돼 있어요. 그럼에도 강순옥 눈에는 장모란이 영락없이 어린애 같은 거예요. 사업을 해서 사회 경험이 많을 줄 알았는데 하는 짓을 보면 `어머, 쟤 애 잖아` `얘 왜 이래` 하는 순간이많은 거죠.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그래도 예쁘네` 싶기도 하고요. 강순옥은 장모란을 미워하는 것도 아니고 예뻐하는 것도 아니에요. 묘한 감정이죠. 어느 순간은여자로서 참 예쁘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은 아주 꼴보기 싫어하죠. 굉장히 여러가지감정이 교차되고 수시로 변해요.”이 드라마가 연기자로서도 재미있는 것은 분명하다.“재밌죠. 일단 늘어지지 않아서 좋아요. 슬프다고 늘어지지 않아요. 이제는 슬픔을 그렇게 표현하는 시대가 아닌 것 같아요. 여러 상황이 슬프지만 그럼에도 오늘을 살고 있으니까 늘어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김인영 작가가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도 작가가 참 신선하게 썼다는 느낌이 들었고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조심스러워서 선뜻 출연하겠다는 말을 안했죠. 확신이 없었어요. 그때 제작진이 만나자고 하더니 엄청 설명을 잘해주더라고요.”강순옥의 코미디에 배꼽을 잡는다고 했더니, 우아하고 인자한 미소 뒤 `명랑 코미디`를 숨기고 있는 베테랑 김혜자는 이렇게 답을 했다.“그러니까 날 캐스팅했겠죠.(웃음)” /연합뉴스

2015-03-18

`일진`출신 엄마, 암울한 한국교육에 일침…

과도한 입시경쟁, 성인 폭력조직을 뺨치는 학교폭력, 끝을 모르는 교권추락, 추악한 사학비리 등 뉴스로 전해지는 학교 교육의 그늘은 외면하고 싶을 정도다.암울한 학교 교육에 유쾌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하이킥을 날려줄 드라마가 찾아온다.오는 18일부터 16부작으로 방송되는 MBC TV 새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은 학교폭력 피해자인 딸을 위해 다시 교복을 입은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드라마는 그 엄마를 학창시절 회칼로 학교를 평정했던 `일진` 출신 미혼모로 설정했다.사연 많은 `앵그리맘`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인 배우 김희선(38)이 맡았다는점이 흥미를 더한다.딸의 몸에 멍 자국을 남긴 녀석을 손봐줄 생각에 교복을 입은 엄마가 거대한 사학비리와 맞닥뜨리고 권력의 썩은 부위를 도려낸다는 점에서 그 이야기가 마냥 간단치 않다.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만난 연출자 최병길 PD는 “오늘의 현실을 사는 엄마들의 이야기”라고 밝혔다.“달콤한 사탕발림이라고 해야 할지,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합니다. 현실 또한 잘 담았습니다. (사탕을 먹더라도) 맛보고 나면 정말 쓰게 다가올 이야기입니다.”김희선이 맡은 조강자는 불광동에서 돼지불고기 백반 식당인 `돼지엄마`를 운영하는 억척스런 엄마다. 칼질에 별별 손님들을 상대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요즘 조강자 마음에 걸리는것은 여고생 시절 낳은 딸 아란(김유정 분)이다. 조강자는 심한 구타를 당했음에도 입을 다문 딸을 대신해 `일진` 여고생 시절로변신, 전학생 조방울로 딸의 학교인 명성고에 나타난다.김유정은 “많은 친구가 상처받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닳고 닳은 조방울과 갓 부임한 순진한 국어교사 박노아(지현우)가 만들어내는 좌충우돌이 드라마의 재미를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드라마는 이들의 대척점에 인기 많고 친절한 교사의 탈을 썼지만 학교의 검은돈을 관리하는 도정우(김태훈)와 곪을대로 곪은 명성재단 수장인 홍 회장(박영규)을 세웠다.“이야기가 학교폭력으로 시작하지만 단지 학교 안의 문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예정입니다. 학교폭력은 결국 사회적 문제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걸보여주고 싶습니다.”(최병길 PD)“이 드라마를 통해 학교폭력이 완전히 근절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드라마가 주위 사람들이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김희선) /연합뉴스

2015-03-18

SBS 창사 24년만에 9시 주말극 폐지

SBS가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밤 9시대주말극을 폐지했다.SBS는 지난 15일 종영한 `떴다 패밀리`를 끝으로 창사 이래 24년간 `주말 8뉴스`에 이어 편성해온 주말극을 폐지했다. 밤 10시대 주말극은 유지된다.SBS는 애초 `떴다 패밀리`에 이어 `이혼변호사는 연애중`까지 방송한 후 오는 5월에 밤 9시대 주말극을 폐지할 예정이었으나, 9시에 이어 10시대 주말극 `내 마음 반짝반짝`까지 극심한 부진을 보이자 개편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현재 조기종영이 얘기되고 있는 `내 마음 반짝반짝`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다.지난 1월3일 시작한 `떴다 패밀리`는 4.3%(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출발해15일 2.3%로 막을 내렸다. 20회 평균 시청률은 3.2%. 지상파 주말드라마로서는 참담한 수준의 성적이다.박원숙, 이정현, 진이한 등이 주연한 `떴다 패밀리`는 오래전 가출했다가 어느날 갑자기 돌아온 할머니의 200억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가족들이 벌이는 소동극을 그렸으나 시선을 끄는 데 실패했다.경쟁작인 MBC TV `장미빛 연인들`의 15일 시청률은 24.2%로 `떴다 패밀리`를 압도적으로 눌렀다.이날 다른 주말극의 시청률은 MBC TV `여왕의 꽃` 16.8%, KBS 2TV `파랑새의 집` 25.7%, KBS 1TV `징비록` 10.7%로 각각 집계됐다. `떴다 패밀리`에 이어 방송되는SBS TV `내 마음 반짝반짝`의 시청률은 3.4%.SBS는 광고시장 침체 속에서 `떴다 패밀리`와 `내 마음 반짝반짝`이 나란히 시청률 2~3%로 바닥을 치면서 주말극 대수술에 들어가 결국 밤 9시대 주말극을 폐지하고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예능을 대신 편성하기로 했다.`떴다 패밀리` 자리에는 21일부터 토요일에는 `아빠를 부탁해`, 일요일에는 `웃찾사`가 각각 방송된다.

2015-03-17

“소통하는 무대로 日 팬들 녹였다”

“샤이니가 이제 `광대역`이 된 것 같습니다. 도쿄돔에서 5만 명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어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김영민 대표)“도쿄돔 공연은 일본 아티스트도 서기 어렵습니다. 5만석 공연장을 이틀간 꽉 채운 건 일본에서 샤이니의 인기를 보여주는 상징입니다.”(다쿠 나카무라 씨)샤이니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와 샤이니의 일본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재팬의 매니징 디렉터 다쿠 나카무라 씨는 14일 샤이니가 일본에서 처음 도쿄돔공연을 열자 무척 고무된 표정이었다.샤이니는 14~15일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 `샤이니 월드 2014~아임 유어 보이~스페셜 에디션 인 도쿄돔`을 열어 이틀간 총 10만 장의 티켓을 매진시켰다.2011년 6월 일본에 데뷔한 이래 4년 만의 성과로, SM 가수 중에는 동방신기(2009년 도쿄돔서 첫 공연), 슈퍼주니어(2011년 오사카돔서 첫 공연), 소녀시대(2014년 도쿄돔서 첫 공연)에 이어 네 번째로 돔구장 무대를 밟았다. SM은 샤이니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와 함께 “일본 공략 SM 4대 천왕”에 올랐다고 강조했다.이처럼 돔 공연에 큰 의미를 두는 건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가수들의 위상이 돔구장(야구장), 아레나(경기장) 등의 공연장 규모로 가늠되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6개의 돔구장(도쿄돔, 세이부돔, 오사카 교세라돔, 나고야돔, 삿포로돔, 후쿠오카 야후 오쿠돔)이 있는데 동방신기와 빅뱅만이 5~6개의 돔 투어를 개최했고 슈퍼주니어·JYJ·소녀시대·카라 등이 4만~5만명 규모의 돔에서 공연해 정상급으로 꼽힌다. 1만 명 이상 규모인 아레나(경기장)에서 공연하는 가수들은 그 다음이다.사실 샤이니는 그간 일본에서 소속사 선배들만큼 기록적인 행보를 보이진 않았다.관객 동원 및 음반 판매량 등에서 각종 기록을 세운 동방신기, 정식 활동 없이 월드투어 때마다 일본에서 돔 공연을 펼친 슈퍼주니어, 걸그룹 중 이례적으로 돔 무대를 밟은 소녀시대처럼 뚜렷한 방점을 찍지 못했다.대신 단기적인 도약을 목표로 한류의 인기에 편승해 경쟁적으로 빅 이벤트를 개최하기보다 한 단계씩 밟으며 꾸준히 성장하는 정공법을 택했다는 게 SM의 설명이다.샤이니가 일본 활동을 시작한 때는 보아나 동방신기가 이 시장을 개척할 때처럼현지화를 통해 `데뷔`할 필요가 없었다. 유튜브 등을 통해 K팝 한류가 일본에 크게 번져 국내 시스템으로 제작된 콘텐츠로 `진출`하는 쪽으로 바뀐 상황이었다.국내 인기 가수들은 잠재된 팬을 확보한 상태에서 일본 시장에 뛰어드니 쇼케이스 때부터 몇만 명 규모로 이벤트를 펼치고 이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런 환경에서 샤이니도 돔 공연을 앞당겨 추진할 수 있었지만, 과거 동방신기처럼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팬들과 만나는 방법을 택했다.소속사는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4년간 싱글 11장과 정규 앨범 3장을 내며 공연장 규모와 지역에 상관없이 더 많은 현지 팬들과 가깝게 호흡하는 이벤트와 공연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이번 도쿄돔 공연도 지난해 9월 지바를 시작으로 도쿄, 오사카, 고베, 나고야, 후쿠오카 등 20개 도시의 각종 홀 공연장과 아레나에서 펼친 투어의 대미였다. 이로써 샤이니는 일본에서 펼친 콘서트 투어의 누적 관객 수가 77만명을 돌파해일본 내 K팝의 새로운 리더로 떠올랐다. /연합뉴스

2015-03-17

“내공 쌓이면 다중인격 연기 하고파”

지난 12일 종영한 MBC TV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로 가장 존재감을 알린 배우는 차도현 역의 지성(38)이었다.지성은 아동학대 상처 때문에 평생을 다중인격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인물을 맡아 놀라운 캐릭터 쇼를 선보였다.지성만큼 큰 갈채를 받지는 못했지만 자기 몫을 알차게 한 배우가 바로 오리진 역의 황정음(30)이다.우리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던 차도현과 인격들의 현란한 변신이 부담스럽지 않았던 것도 황정음 특유의 몸을 던진 연기가 박자를 맞춰준 덕분이다.3개월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살리려고 지성 오빠를 밀어주기로 했다”고 공언했고 그 약속을 충실히 지킨 황정음을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고무된 표정의 황정음은 “`비밀`(KBS 2TV·2013)에 이어 두 작품을 하니 친오빠처럼 느껴지는” 지성의 연기에 대한 극찬으로 먼저 말문을 열었다.“지성 오빠가 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처음 생각했던 것이 바로 `요나`(차도현 인격 중 하나로 발랄한 여고생)로 등장했을 때였어요. 그때 지성 오빠가 정말 차지게 연기하더라고요.” 황정음은 “지성 오빠 연기를 구경하다가 제 대사를 까먹기도 했다”면서 “사람의영역을 넘어선 연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강조했다.그는 7개 인격을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장면마다 장르까지 바꿔놓는 지성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캐릭터에 대한 부러움도 생겼던 모양이다.“저도 5년 정도 지나서 연기에 내공이 생기면 다중인격을 해보고 싶어요. 연출한 김진만 PD에게 `킬미, 힐미` 시즌2를 제작하게 되면 제가 그때는 다중인격 캐릭터를 맡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웃음)”황정음은 SBS TV `루루공주`로 정극 연기에 처음 도전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통제 불능인 차도현의 인격들과 맞붙는 장면을 소화하는 것이 20편에 가까운 작품들에 출연한 황정음에게도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오리진이 옥상으로 달려가 차도현의 고등학생 인격인 안요섭의 자살 시도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장면이었다.황정음은 하지만 안요섭의 자살을 저지하고 나서 피범벅, 눈물범벅이 된 채 통곡하는 장면에서만큼은 정말 이견이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황정음은 “굳이 감정을 (인위적으로) 잡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저 자신을 보면서 (오리진의 마음을) 제 몸이 기억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황정음은 가장 마음에 드는 차도현의 인격으로 단번에 신세기를 꼽았다. “섹시한데다 오리진을 정말 좋아해줘서”라는 게 이유다.어릴 적 경험이 어른이 된 이후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킬미, 힐미`는 배우가 아닌 개인 황정음에게도 지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그는 특히 2002년부터 걸그룹 슈가로 활동하다 그룹 해체를 겪고 연기에 도전해시행착오를 겪었던 20대 시절을 많이 곱씹었던 모양이다.“제가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바로 슈가로 활동했을 때에요. 슈가 활동은 인생의 첫 실수였어요. (웃음) 두번째 실수는 MBC TV 드라마 `골든타임`에 출연한 것이고요. 하지만 지금의 황정음은 슈가와 골든타임이 있었던 덕분인 것 같아요. 역시 사람은 고생을 해봐야 성장하나 봐요.”지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지만 “`킬미, 힐미`는 제가 원하는 걸 모두 얻은 작품”이라는 게 황정음의 이야기다.“제가 은근히 계산적이거든요. 제 꿈이 중국 공주거든요. 하하하. 중국 진출의 길을 열고 싶었는데 길은 열린 것 같아요.”“누구나 마음속에 여러 사람이 살아. 죽고 싶은 나와 살고 싶은 내가 매일 싸우면서 살아가”라는 오리진의 대사를 최고 명대사로 꼽은 황정음은 그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이 직업 자체가 너무나 행복하면서도 너무나 고통스럽거든요. 그래서 그 대사에 정말 공감했어요. 옛날 힘들었던 시절의 황정음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앞으로는 좀 더 지금을 즐기고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5-03-16

드라마계 `비상`… 男스타 줄줄이 입대 앞둬

드라마계가 남자 배우 SOS를 치고 있다. `젊은` 남자 배우다. 1987~86년생으로 올해 만 28~29세가 된 스타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작품 제작 스케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일단 최진혁(29)과 김재중(29)이 나란히 3월31일 육군 현역 입대를 발표했다.김현중(29)도 같은 날 영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속사는 연기 가능성을 밝혔다.박유천(29), 유아인(29), 이승기(28), 지창욱(28), 이민호(28), 장근석(28), 김수현(27) 등도 모두 군입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이들은 지상파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을 돌아가며 맡아온 20대 스타들로, 이들이줄줄이 군대에 가면 당장 바통을 이을만한 재목이 부족하다는 것이 드라마계의 반응이다.스타들은 스타들대로 입대 전까지 가능하면 하루도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감으로써 군입대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연예계에서 2년의 공백은 크다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최진혁은 지난 1월 MBC `오만과 편견`을 끝낸 이후 국내외 팬미팅을 잇달아 개최했고, 김재중도 주연을 맡은 KBS2 `스파이`가 지난 6일 막을 내렸다.박유천과 김수현은 각각 4월과 5월 시작하는 SBS `냄새를 보는 소녀`와 KBS2 `프로듀사`를 고심 끝에 결정하고 군 입대 전 열정을 불태운다는 각오다. 김수현은 가능하면 입대 전 `프로듀사`에 이어 영화를 한편 더 찍기를 희망하고 있다.이승기와 유아인은 올해 작품을 결정하지 않아 현재 두 배우를 향한 러브콜이 집중되고 있다.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사도`와 `베테랑`을 촬영해 올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롭게 찍는 작품은 없어 드라마계가 그를 공략하고 있다.이미 몇년 전부터 `군대에 가야한다`며 KBS2 `1박2일`에서 하차하는 등 계획을 세워온 이승기도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 이후에는 신작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상반기 앨범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힐러`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창욱과 지난 1월 영화 `강남1970`을 내놓은 한류스타 이민호도 입대 전 어떤 작품을 마지막으로 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해 세금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장근석 역시 일본 공연을 이어가는 와중에 군대에 가기 전 돌파구를 찾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한편, 가는 이들이 있으면 오는 이들도 있다. 송중기(30)가 오는 5월 제대를 앞두고 있으며, 유승호(22)는 지난해 12월 제대를 하고 영화 `조선 마술사` 촬영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2015-03-16

“70세인데도 왕성한 활동 축복이죠”

“팝송 좋아하는 또래들이 모였을 때 코드만 짚으면 주제곡처럼 나오던 노래입니다.”(윤형주)한 마디가 떨어지자 조영남(70), 윤형주(68), 김세환(67)은 각자 기타 줄을 튕기며 추억의 팝 넘버 `코튼 필즈`(Cotton fields)의 하모니를 들려줬다.마치 1960년대 후반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의 모습을 약 50년 만에 옮겨놓은 듯했다. 이들은 1970년대로 이어진 포크 음악 흐름을 주도한 청년 문화의 상징이었다.이상벽(68)은 “살아있죠? 노인네들이 아직”이라며 흐뭇한 표정이었다.11일 오후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투어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다. `쎄시봉`의 주역인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과 MC 이상벽이 오는 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시작으로 5월까지 광주, 일산, 수원, 전주, 부산, 서울, 대구, 인천 등지를 돌며 공연한다.평균 나이 70세라는 이들은 서로의 답변에 끼어들며 여전히 아웅다웅했지만 50년 동안 인연을 이어가며 한 무대에 선다는 사실에 무척 감격했다.윤형주는 “방송사 복도를 지나가면 최고령자”라며 “우리 평균 연령이 70세인데도 이런 세대가 같이 공연하는 건 가요 사상 처음이다. 현존하는 선배들이 70세까지 노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왕성한 활동 역시 축복”이라고 말했다.쎄시봉에서 `대학생의 밤`을 진행했던 이상벽은 “지난 투어 때도 대기실에서 `죽기 살기`로 하자고 했다”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 때는 할머니들이 `여고생 시절 오빠 노래를 들었다`며 울더라. 우리가 학생 신분으로 만났을 때도 인기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계층을 뛰어넘어 호응을 얻는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이들은 두서없이 서로의 인연과 쎄시봉 문턱을 밟던 추억을 이야기했다.윤형주는 “중 2때 다니던 교회 고등부 성가대에 고1 형이 나와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며 “그게 영남이 형인데 그때 인연을 맺었으니 53년 됐다. 형이 미8군 공연을 갈 때도 따라다녔는데 크리스마스 때 영남이 형이 흑인 영가를 부르자 병사들이 눈물 흘리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는 이후 조영남이 쎄시봉의 `대학생의 밤`에 와보라고 해 갔다가 허옇게 닳은워커와 점퍼를 입고 오페라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르던 송창식을 만났다. 2주 후 윤형주가 이 무대에 섰고 송창식이 같이 노래를 해보자고 해서 이익균과 함께 만든 게 `트리오 세시봉`이었다. 이익균이 군대에 가면서 남게 된 둘이 만든 팀이 `트윈폴리오`였다. 그는 연세대학 의과대학 시절 동문인 이장희와 같은 팀을 만들어 활동한 적도 있다.이상벽은 조영남에 대해 “`대학생의 밤`을 진행하던 어느 날 객석의 한 학생이 유난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라며 “친구들이 옆에서 `나가라`고 하자 나온 게 영남이 형이었다. 또 홍대에서 점심만 되면 기타 치는 사람이 있기에 쎄시봉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하니 `삼시 세 끼만 해결해달라`더라. 거기서 먹고 자고 하며 정착한 게 송창식이었다”라고 말했다.한바탕 웃음이 터지자 김세환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그는 “난 사실 쎄시봉에서 노래한 적은 없다”라며 “형님들 노래를 구경하러 다녔는데 나중에 캠퍼스 행사에서 윤형주 형을 만나 이종환 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했고 가수가 됐다. 어머니가 대학 시험공부 때도 트윈폴리오와 조영남 형이 TV에 나오면 `이것만 보고 하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이후 김세환은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형님들이 써준 곡으로 활동해 큰 인기를얻었다.이번 투어에는 지난해까지 참여한 송창식이 빠지고 조영남이 합류했다.이들은 각자의 히트곡을 부르고 쎄시봉에서 공연한 올드팝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상벽은 “우리 공연은 이야기가 있다”며 “쎄시봉에선 시의적절하게 등·퇴장이 있었고 추억도 있었다. 서로 고아인 줄 알았을 만큼 어렵게 대학 생활하던 학창 시절, 유일한 휴식의 퇴로였다. 우린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객은 각자를 추억하는 공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연합뉴스

2015-03-13

유재석,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개그맨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조용필, 가장 좋아하는 탤런트는 김수현으로 나타났다. 최민식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 손꼽혔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해 10월 2~29일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천7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조사한 결과, 가수로는 조용필(7.2%), 탤런트와 배우로는 김수현(4.3%)과 최민식(7.5%)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활동분야별로 나눠 보면 가수 중에는 `가왕` 조용필에 이어 이선희(4.4%), 장윤정(3.9%), 아이유(3.6%), 태진아(3.3%), 엑소(2.9%), 이승철(2.8%), 이미자(2.8%), 나훈아(2.5%), 소녀시대(2.1%) 순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한두 곡만으로 반짝인기를 누리기보다 오랜 기간 꾸준히 자신의 노래 세계를 일궈온 가수들이 순위권에 포함됐다는 게 한국갤럽의 분석이다.탤런트로는 김수현에 이어 최불암(4.2%), 조인성(3.3%), 김태희(3.1%), 고두심(2.6%), 이순재(2.5%), 김혜자(2.4%), 김희애(2.4%), 이유리(2.2%), 유동근(2.1%), 현빈(2.1%) 순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1위를 차지한 김수현 외에는 모두 10년 이상 활동한 중견 연기자로, 그중에서도이순재와 김혜자, 최불암은 반세기를 한국인과 함께했다. 김수현은 2013~2014년 인기리에 방영된 SBS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영향으로 추정된다.응답자들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로는 최민식(7.5%)을 꼽았다. 그는 국내 영화사상 최고 흥행작인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열연한 데 이어 뤽 베송 감독의 `루시`로 할리우드에 진출해 2003년 `올드보이` 이후 최고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어 송강호(6.9%), 안성기(6.5%), 하정우(3.7%), 전지현(3.6%), 류승룡(3.3%), 장동건(3.2%), 설경구(3.1%), 원빈(2.7%), 정우성(2.7%) 순이었다. 전지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남자 배우다.`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코미디언`의 영예는 예상대로 유재석(23%)에게 돌아갔다.유재석은 2위 김준호(9%)와 득표 비율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6%), 김준현(6%), 이국주(4%), 이경규(2.7%), 신동엽(2.5%), 박명수(2.0%), 김지민(1.9%), 김기리(1.8%), 신보라(1.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

201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