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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람은 모두 불쌍하다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지구라는 별에서 불쌍한 사람들이 매일 해가 뜨면 일을 하고, 돈을 벌려고 발버둥 치고, 서로 잘난 체하며 싸우다가 쓰레기를 한가득 버리고, 불쌍하게 죽어간다.내가 젊었을 때 만났던 어떤 헤드헌터가 이런 말을 했다.“내가 위로부터 아래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서 술을 마셔보니 알게 된 것이 있어. 사람은 모두 불쌍하다는 거야.”영적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이 지구라는 별에 끊임없이 오는 것은, 완성되지 못한 존재가 몸이라는 옷을 빌려서 완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구에 온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무엇인가 미완성이고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미워하고 의심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상처를 준 부모를 용서하지 못하고, 나를 괴롭힌 친구를 용서하지 못하고, 나에게 피해를 준 지인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내로남불’이란 대중용어도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뜻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렇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하며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어려운 뇌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나의 이익과 쾌락 위주로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기가 쉽지,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그래서 저명한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심리상담사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했다.“진실하게 대화하라. 타인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라. 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라.”그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며 인간에 관해 가치판단 없이 존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일 것이다. 심리상담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세 가지 태도는 심리상담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마음의 지침으로 삼으면, 인간관계나 의사소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위대한 성인 예수도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데려왔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는가?“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남아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허물은 가볍게 여기고, 타인의 허물만 단죄하려고 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는 것이다.그럼 수만 명을 상담한 나의 인간에 대한 결론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모두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 사람들은 모두 인정과 사랑을 원한다.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은 모두 남을 돕고 싶어한다.즉, 사람들은 행복과 성공을 원하며, 그 와중에 상처와 고통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곁의 화려한 옷 입고 좋은 차 타며 잘나 보이는 이들이든 그 반대이든 모두 불쌍하고, 그 불쌍한 이들의 마음에는 선한 본성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불쌍한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서로 돕자, 미워하지 말고 부디 용서하자. 얼싸안고 이 지구라는 별에서 축제처럼 살다가, 쓰레기 덜 버리고 깨끗하게 청소하고 가자.

2021-04-04

사주를 찾는 아이들

이주형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요즘은 학생, 특히 중학생이 사주를 보러 많이 와요! 주말이면 학생 손님들이 줄을 서요.”역술 공부를 하는 지인의 말이다. 사주를 보기 위해 간이 천막 안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을 상상해보았다. 학생들의 용기가 놀라웠다. 필자는 학생들이 왜 가는지를 물었다.“많은 학생이 연애운에 관해 물어봐요. 남자 친구와 잘 되는지, 여자 친구는 언제 만날 수 있는지, 헤어진 친구와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와 같은 내용이에요.”필자의 의아한 표정을 보고 지인은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해 주었다.“학생 중에는 연애운(戀愛運) 못지않게 자신의 미래운(未來運)과 미래 직업에 관해 묻는 학생들도 많아요. 이 선생, 요즘 우리 아이들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정말 많이 불안해해요. 오죽했으면 자신의 미래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한테 묻겠어요, 그것도 진지하게!”의아함은 놀람으로 놀람은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지인의 말 중에 “오죽했으면”이라는 말에 필자는 지인을 볼 수 없었다. 지인은 학생들을 대신해서 필자에게 따져 묻는 듯하였다.‘도대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필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자유학년제도 그렇고, 고교 학점제도 그렇고 모두가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돕기 위한 교육제도들이다. 다음은 두 제도의 정의다.“중학교 과정 중 1학년 1, 2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토론·실습 위주의 참여형 수업과 직장 체험 활동 같은 진로 탐색 교육을 받도록 하는 제도.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대한민국 교육제도가 그렇듯이 이 두 제도를 위해 정부는 교육계의 운명을 걸었다. 물론 짧지만 시범 학교도 운영하였다. 학생과 교사가 만족한다는 보고서용 결과도 내놓았다. 그리고는 계엄사령관이 되어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늘 정부가 정해 놓은 결과였다.교육 이론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이론이라는 것은 늘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교육 이론은 언제까지나 어른의,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이론에 불과하다. 교육 정책가, 정확히 말해서는 교육 몽상가들은 말한다, 어떻게 이런 좋은 교육제도를 이해 못 하느냐고! 이처럼 좋은 교육 환경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교사를 포함해 이 나라 교육인들은 역술인에게 배워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상을 대하는 태도이다. 역술인에게 있어 제일 우선은 바로 내담자, 교육계로 말하면 학생이다. 그들은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자신들을 찾아올 사람들을 위해 공부하고, 준비한다.필자는 이 나라 교육운(敎育運)을 짧게 말할 수 있다. 그것은 “亡(망할 망)”이다. 필자의 말이 믿기지 않으면, 의미도 없는 학교 시험에 가위눌린 학생의 모습을 보라! 교사에게 묻는다, 당신은 학생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2021-03-31

봄비에 매화가

류영재포항예총 회장양철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밤새 이어졌다. 봄비치곤 제법 많은 비가 내린 듯하다. 비에 젖어 떨어진 매화꽃잎이 가는 붓으로 곱게 그린 듯 아름다워 밟기가 조심스럽다.옛 선비들은 ‘송,죽,매’를 세한삼우라 하여 작품의 소재로 즐겨 다루었는데, 소나무와 대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변함없는 모습이, 매화는 한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모습이 미학의 상징이 된 것이다.조선의 화가 김홍도는 가난했으나 매화를 무척 좋아해 모처럼 그림을 팔아 3천 냥이 생기자 2천 냥으로 매화나무를 사고, 800냥으로 술을 사서 친구들과 매화음(梅花飮)을 즐겼다. 결국 배고픈 식솔들의 몫은 200냥에 불과했으니 문인묵객들의 영감에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나무였던가 보다. 퇴계 이황의 ‘저 매화나무에 물주라’는 유언은 유명하다.퇴계는 매화를 유달리 좋아해 100수가 넘는 매화시를 남겼으며, 말년을 보냈던 도산서원은 지금도 매화동산이라 부를 정도로 매화가 많다. 그는 매화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단양군수로 재임하던 시절 외모며 글솜씨가 뛰어난 관기 두향을 몹시 사랑하게 됐는데, 풍기군수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관기를 데리고 가지 못하는 당시의 풍속 때문에 결국 두향을 혼자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이별을 슬퍼하며 매화화분을 선물로 보냈다. 이별이 너무 길어 퇴계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번도 다시 만나지 못하였고, 관직을 떠난 퇴계는 도산서원에 은거하며 매화사랑에 집착했는데, 아마도 두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매화를 심고 꽃이 필 때면 밤이 깊도록 그 곁에서 시간을 보냈고, 매화를 ‘매형(梅兄)’이라 부르며 술을 마시곤 했다. 두향이 보낸 매화는 도산서원 입구에 심어져 대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도 꽃을 피우고 있다니 간밤의 봄비에 그 꽃잎도 거의 내렸으리라.포항미협과 광양미협이 격년제로 교류전을 주관한다. 광양을 방문하는 해에는 섬진강 매화마을에 들러 매향에 취하곤 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화축제가 취소되었으나 매화마을은 상춘객들로 넘쳐나 꽃보다 사람이 많다는 소식에 씁쓸한 마음이다. 요즘 지자체마다 문화관광 수입을 기대하며 각종 축제를 연다.매화축제도 전국의 여러 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봄을 즐기는 방법으로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다. 봄을 즐기는 것은 생명의 근원을 느끼는 것이다. 매화가 꽃을 피우는 것은 인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후손을 남기기 위함이며, 꽃이 그토록 고운 것은 모진 겨울 추위에 인고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매화를 사랑한 까닭은 매화의 삶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나이 많은 매화를 고매(古梅)라 한다. ‘높고 뛰어나다’는 뜻의 ‘고매(高邁)’가 연상되는 말이라 어감이 좋다.고매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실에서는 우리나라의 수도와 제2도시의 수장을 뽑는 선거전이 치열하다. 오랜 코로나불황으로 빈사상태인 국민들에게 기쁨이나 위로가 될 내용은 없고 졸렬하기 짝이 없는 언행과 LH사태 등이 불신을 끝 모르게 키우고 있다.“매 일생 한이나 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이라.” 매화를 사랑한 옛 선비들의 기개가 그리운 봄날이 속절없이 깊어간다.

2021-03-29

따뜻한 경북교육 ‘대안학교 1호 체육관’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선생님, 수선화예요. 봄까치꽃과 꽃다지도 폈어요. 봄꽃 잔치에요!”한 학생이 아침 급식 지도를 마치고 교무실로 가는 필자를 불렀다. 운동장이 좁을 정도로 다른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운동장에서 활발하게 봄맞이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에너지에 버거움을 느낀 땅이 뽀얀 먼지 숨을 거칠게 토해낼 정도로 활발한 학생들의 모습은 생명을 밀어 올리기 시작한 봄 그 자체였다. 봄에 봄을 닮은 학생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최고다.학생들이 봄인 이유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 농구를 하는 아이들, 그네를 타는 아이들, 드럼을 치는 아이들, 산책하는 아이들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1교시 수업 전 10분의 쉬는 시간을 보내는 50명의 학생은 분명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봄꽃들이다. 그중 필자를 불러세운 학생은 화단에서 키를 한껏 낮추고 봄꽃들과 인사를 나누는 중이었다.“수선화 꽃말이 뭔지 아세요? 자기사랑이에요. 그래서인지 다른 봄꽃과는 달리 훨씬 커요.”학생의 말을 들었는지 수선화는 활짝 더 폈다. 수선화조차 춤추게 하는 학생의 따뜻한 마음에 화단에서 잠시 게으름을 피우던 다른 들꽃도 열심히 꽃대를 밀어 올렸다. 필자는 필자의 그림자가 학생과 들꽃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학생보다 더 키를 낮추었다. 그러면서 보았다, 학생과 인사를 하는 더 많은 들꽃을. 그들과 필자도 반갑게 꽃 인사를 나누었다.들꽃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학생이 고마웠다. 과연 학생은 들꽃들과 어떤 인사를 나누었는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다. 학생은 혹시나 들꽃들이 다칠까 봐 조심히 발을 옮겨 화단을 나갔다. 그리고 빠르게 교실로 뛰어갔다. 학생이 떠난 자리가 하도 따뜻해서 그 자리로 가려다가 보았다, 필자가 밟고 있는 들꽃들을. 하지만 학생이 앉은 자리는 움이 돋기 전의 땅이었다. 필자는 필자의 부주의를 깊이 반성했다.학생들이 떠난 운동장을 보았다. 비록 비어 있지만, 운동장은 전혀 쓸쓸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남겨 놓은 웃음들이 들꽃의 응원을 받아 곧 쏟아져 나올 학생들을 위해 운동장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인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와 좀스러운 정치인들의 좀스러운 정치 이야기에 한겨울을 사는 필자에게 학생들은 봄을 선물해주었다.봄꽃 소식만큼이나 따뜻한 교육 이야기 하나를 전한다. 필자는 지금까지 대안학교 학생들이 받는 교육계의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해왔다. 그런데 이제 경북 소재 대안학교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경북교육청과 영천시청, 그리고 천주교대구대교구가 공동 투자한 산자연중학교 체육관이 1년 여의 공사를 마치고 드디어 준공식을 열었다.이 체육관의 의미는 민관이 합작하여 지은 경북 소재 대안학교 1호 체육관이라는 것이다. 따뜻한 경북교육을 지향하는 경북교육청이 시작한 교육 불평등, 불공정 깨기가 들불처럼 피어나는 들꽃처럼 교육부, 정부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2021-03-24

더 천천히 기다려 주자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안녕하세요. 어머니, 00학생 담임입니다. 학생이 1교시가 끝이 났는데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면 대체로 “아침 일찍 밥 먹고 학교 갔습니다.”라고 한 학생들이 학년을 올라가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성장과 성숙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성장은 하나씩 채우는 것이고 성숙은 하나씩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식과 지혜는 어떤 차이가? 지식은 쌓이는 것이고 지혜는 지식에 머물지 않고 지식에 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우린 여전히 세상의 많은 것을 탐하며 쌓고 쌓아 가고 있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버리고 낮아지고 그 낮아짐은 엄청난 분량으로 채워짐에 자기 것을 하나하나 버리는 것이다. 지식을 쌓으면 쌓을수록 지혜로 인해 자신의 지식은 하나하나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우리 모두에게 성숙한 삶이 나날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지극히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누구나 감동을 받는다. 가슴 깊이 느껴지는 사랑의 장면을 보았을 때 가슴에 찡한 감동을 받게 된다. 또한 자신이 최선의 모습으로 성장한 경우를 볼 때 누구나 공감한다. 비록 정상은 아니더라도 장애인으로서 자신이 최선의 모습을 볼 때 감동이 된다. 심한 자폐증 환자이었던 배형진은 자신의 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마라토너로서 최선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말아톤’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진한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 심각한 자폐증상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어려움을 최선을 다해 극복하는 그 모습이 CF의 주인공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성장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감동을 주었다. 학생도 교사의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엄청난 속도로 성장과 성숙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1학년 2학년 3학년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요즘 3학년 학생이 1, 2학년 때 공부에 관심이 없던 학생이 점심시간에 식사 후 조용히 빈 교실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학생이 너무 많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학년 학생의 1/4 이상이 빈 회의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버리고 비우는 시간이 느리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조금 더 천천히 기다려 주자. 씨앗을 뿌리면 빨리 돋은 싹, 조금 더디게 돋은 싹이 있다.학생을 성장하게 하고 성숙하게 하는 것은 학교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기다리고 기다려 지켜보자.또한 자연의 성장도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가져온다. 씨를 뿌리면, 싹이 나고,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 모습은 아름다운 결실의 기쁨을 가져다준다. 학생이나 자연이나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마련이다.시작은 봄이다. 학교의 시작도 봄이고 새 생명의 싹을 보게 하는 것도 봄이다. 봄은 영어로 spring이라고 한다. ‘일어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학생이 성장하고 성숙해서 일어나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성장하기 위해 차곡차곡 채우고 잘못된 것을 하나씩 버리면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장하다. 천천히 일어나길 기대하다. 우리의 미래들이여!!

2021-03-22

당신 인생의 우산은 무엇인가요?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길을 나선다. 지저분한 옷차림으로 햇빛 아래 누워 있는 사람을 본다. 파리가 그의 입가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빨아먹고 있다. 그는 슬쩍 눈을 한번 떴다 감을 뿐, 파리를 쫓아낼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 사람들은 그들을 노숙자라고 한다.이번에는 지하철 역사다. 쇼핑하는 사람들, 음식을 먹거나 데이트하는 사람들 사이로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초점이 없는 멍한 눈으로 어딘가를 쳐다보며 중얼거리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정신병자라고 한다.다시 길을 걸어본다. 한쪽 다리가 불구인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서 구걸하고 있다. 그의 앞의 종이상자에는 사람들이 던져두고 간 동전 몇 개가 나뒹굴고 있다. 사람들을 그들을 거지라고 한다.나는 생각해본다.내가 매일 만나는 노숙자, 정신병자, 거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부모를 잘 못 만나서, 국가를 잘못 만나서, 팔자가 나빠서 이렇게 된 것일까?내가 최근에 만난 그는 ‘간혈성 폭발성장애’라는 진단명을 가지고 나를 찾아왔다. 그는 현재 무직이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한다. 하는 일마다 꼬인 상태에서 심리상담이라도 받으면 자신의 인생이 풀릴까 해서 나를 찾아왔다고 한다.그런데 그의 말을 들어보니 그의 언어는 모두 ‘남 탓’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어 있었다.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해서, 아내가 나쁜 여자라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그는 정말로 진지하게 물었다.내담자: 저는 왜 인생이 꼬이고 나쁜 사람만 만나게 될까요?나는 대답을 하는 대신 그에게 이렇게 질문했다.상담자: OO님 비가 올 때 당신에게만 내립니까? 바람이 불 때 당신에게만 불어오나요?그때 그는 순간적으로 침묵했다.사람들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부모 탓을 하고, 남 탓을 하고 사회 탓, 국가 탓을 한다. 혹은 팔자 타령에 더하여 귀신 타령까지도 한다. 온갖 변명거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변명, 합리화의 좋은 점은 자신이 변화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남 탓은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방어기제 중의 하나로 합리화(rationalization)라고 한다. 변화되지 않으므로 시시포스가 바위를 언덕 위로 굴렸다가 바닥으로 떨어뜨리듯이, 어제와 같은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펼쳐지면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이다.비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내리며, 바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부는 것이다. 이 비와 바람이라는 것이 우리의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천둥이 칠 때 당신의 대처방식은, 인생의 스트레스에 맞닥뜨릴 때 당신의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유사할 수 있다. 비와 바람 탓을 하는 사람은 인생의 스트레스에 대해 남 탓을 할 것이고, 비와 바람을 수용하고 우산을 준비하는 사람은 인생의 스트레스를 극복할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사람일 것이다.심리상담을 마치고 공원 앞을 산책해본다. 마침 한 남자가 빗속의 공원 풍경을 사진 찍고 있었다.

2021-03-21

교육 지우기 4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평가

이주형산자연중학교 교감봄꽃들이 겨울을 지낸 성적순으로 꽃 축포를 터트린다. 이때 성적은 성적 지상주의에 빠진 이 나라 학교의 해괴망측한 성적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자연은 모두가 1등이다. 매화도, 목련도 자신이 1등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봄꽃을 응원하는 봄비가 지난 들판은 말 그대로 봄꽃 잔치다. 큰봄까치꽃, 냉이꽃, 꽃다지 등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봄을 그린다. 그들이 있기에 봄은 다양한 생명으로 넘친다.자연이 생명의 원천이 되는 방법은 인정이다. 나와 서로를 인정하는 힘, 그것이 자연의 힘이다. 그 힘은 주입된 것이 아니라 시간 위에서 오롯이 혼자 터득한 것이다. 인정은 평가와 연결되며 평가의 방향을 내 안으로 돌린다. 그러기에 자연에는 보여주기 위한, 또 줄세우기식 평가는 없다. 평가의 결과는 진화다. 이런 평가가 자연을 무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었다.그럼 학교의 평가는 어떤가? 다음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성취평가제는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된 평가제로 서열 위주의 평가 방법을 지양하고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평가제도입니다.”성취평가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과연 성취평가제도는 목표를 달성했을까? 학생들은 서열 위주의 평가 지옥에서 벗어나 “글로벌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하고 있을까? 거친 욕밖에 안 나온다.“창의·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 및 수준별·맞춤형 교육 여건 조성과 함께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현시켜줄 수 있는 교수·학습과 평가제도의 확립이 긴요”이는 성취평가제도의 추진 배경이다. 이 글을 인용하다 중간에 끊었다. 왜냐면 교육부의 화려한 말 잔치에 속아 너무도 아름다운 청소년기를 잃어버린 학생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한 정부 정책에 대한 책임, 누군가는 져야 한다.”라는 글을 생각했다. 생각의 결론은 이 나라 정부는 책임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정부라는 것이다. “내 삶을 책임지는 사람 중심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이 또한 책임지지 못 할 말에 불과한 허언이었다. 무책임한 정부 허언(虛言)의 정점엔 땅 투기꾼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난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하는 대표 거짓말은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인재 양성”이다. 모든 정책은 이상(理想)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에 나쁜 정책은 없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다. 이상이 강할수록 현실과는 멀어진다. 평가 또한 마찬가지다.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 닫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요즘이다. 추가모집으로도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교가 속출하고 있는 시점에 지금과 같은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나? 봄꽃 피기 전에 교육이 망하지 않으려면 학교를 거부하게 만드는 줄세우기식 시험부터 없애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평가의 공정성이 아니라 평가의 필요성이다.

2021-03-17

포항에 무형문화재가 필요하다

박창원수필가포항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금석문인 중성리신라비를 비롯한 국보 2점, 보물 7점, 중요민속자료(모포줄) 1점, 사적 2곳, 천연기념물 3곳, 국가명승(덕동) 1곳 등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다. 또 오어사대웅전을 비롯한 다수의 도지정 문화재가 있다.하지만 국가지정이든 도지정이든 무형문화재는 한 점도 없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문화유산이 하나도 없어서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의 무관심과 의지 부족 때문이다. 무형문화재란 말 그대로 무형의 문화재이기에 관심이 소홀한 사이에 사라지기 쉽다. 그러기에 소멸되기 전에 발굴하여 가치가 높은 것은 정책적으로 보존해야 한다.포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자산 중 무형문화재가 될 만한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산간지방의 민속놀이인 지게상여놀이, 여성들의 줄다리기 놀이인 앉은줄다리기, 흥해지역의 농요, 여성민속놀이인 월월이청청이 그것이다. 죽장면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지게상여놀이는 옛날 가난한 산간 지방에서 행해지던 장례풍속이 놀이로 변한 사례다. 여러 개의 지게로 상여를 만들어 운구하는 풍습을 흉내 낸 놀이인데, 놀이의 유래나 방식이 독특할 뿐만 아니라 현재도 잘 전승되고 있어서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송라면 해안 지역에 지금도 전해오는 앉은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날 앉아서 줄을 당기는 민속놀이이다. 줄 모양이 게 모양이라는 점, 여성들만 참가한다는 점, 앉은 채 당긴다는 점, 이긴 쪽에서 비녀목을 메고 춤을 추면서 행진한다는 점에서 아주 독특한 민속놀이이다.들이 넓고 논농사가 발달한 흥해읍 지역의 농요도 주목할 만한 무형문화유산이다. 흥해농요는 모심는소리나 논매는소리를 비롯해 장르별로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전승하고 있는데, 최근에 흥해농요보존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전승노력을 펼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월월이청청은 달밤에 여성들이 모여 즐기는 원무 형태의 달놀이로 남해안의 강강술래에 비견되는 동해안의 민속놀이이다. 포항에 2개 단체에서 전승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영덕의 월월이청청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포항의 월월이청청이 추가로 지정받기는 어렵게 됐다.무형문화재로 지정되려면 그 분야의 맥을 잇는 우수한 기능과 문화재적인 가치, 전승 노력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용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과 고증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보존·전승을 위한 자체 노력이 필요하며, 학술 세미나 등을 통한 가치 입증이 뒤따라야 한다.그러나 무형문화유산을 전승하고 있는 농어촌의 주민들이나 기능보유자들은 그러한 방법이나 절차를 잘 모른다. 행정 당국에서 숨어 있는 무형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전승노력을 지원함으로써 자칫 소멸될 수도 있는 무형문화유산을 보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가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 행정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포항도 무형문화재를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다.

2021-03-16

좌절의 취업 준비생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학생들은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개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가슴 졸이면서 코로나19를 걱정했다. 그동안 참 해괴한 코로나19에 의해 무참히 무너지는 인류 공동체를 지켜보면서 앞날의 삶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 불안해했다.허구적 세계에서나 보아 왔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현실이 되면서 막연하게 미뤄두었던 해결책에 대한 탐구도 서두르고 무엇보다 무심한 일상이 축복임을 깨달은 것은 역설이다. 이제 우리는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과 관행에 질문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다양한 첨단 기술이 사회 변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지만, 이러한 기술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더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인간의 책임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줏대를 세워야한다.코로나19의 방역 차원에서는 적절한 조치지만 취업 준비생에게는 가혹한 조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서관이 문을 닫고 그나마 차선으로 선택했던 카페마저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지난 1년 동안 방안에서 한 번도 밖을 나올 수 없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조치이다. 필자의 아들도 젊고 젊은 나이에 1년 동안 책상 앞에서 책만 보면서 젊음을 죽이고 있다. 탈모현상까지 와서 병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가슴이 답답하다. 울고 싶다.지난 2020년에는 여러 가지고 취업 준비생에게 힘든 한 해였다. 상, 하반기 채용 시험이 없어지거나 미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취업 준비생에게 취업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기업 10곳 중 7곳은 “채용 계획 없다”이다. 설 추석 명절에 부모님을 볼 수 없는 미안함 안타까움에 좁은 취업문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포기하는 니트(neet)족이 많이 생겼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 묻고 싶다.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도 이제는 젊은 사람의 취업에 점점 둔감해지고 있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희망이 희망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미래가 있는가. 취업을 하지 못하니, 결혼을 할 수 없고, 결혼을 못하니,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 단적으로 출산율을 보면 알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0.84명으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요즘은 ‘삼포세대’에서 ‘칠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취업, 희망의 일곱 가지를 모두 포기한 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이 세상에 나아가 당당하게 접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보여주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눈물을 흘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모호하고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일 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취업 준비생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회적 관심과 따뜻한 배려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코로나19가 여전하지만 이제는 긴 터널 끝에 빛이 조금은 보이는 듯하다. 사람들 마음에도 봄은 온다. 또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안 한해였다.올해는 눈물이 아닌 희망이, 웃는 얼굴을 보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2021-03-15

도박에 빠진 당신에게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인간의 구성요소를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남자와 여자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심리학자인 나에게 물어보면 생각, 감정 및 행동이라고 대답하겠다. 이 세 가지가 자신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적응, 이 세 가지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향한다면 부적응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다.인간은 태어나서 당연히 살기를 원하고 삶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20세기 정신과 문화에 영향을 미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렇게 말했다.“인간은 살고자 하는 본능도 있지만 죽고자 하는 본능도 있다.”그래서 그런지 사람들 중에는 생각과 감정 및 행동이 부적응적인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나를 찾는 내담자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생존본능을 향해 나아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죽음의 본능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생각과 감정의 부적응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그중에는 행동의 부적응문제도 상당하다. 그 문제가 바로 중독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니코틴중독, 게임중독 등일 것이다.그중에서 도박중독은 도박장애라는 정식 진단명을 가지고 있다. 즉, 정신질환이라는 것이다. 정신질환을 극복하려고 할 때 스스로 안되면 외부의 전문가를 찾게 된다.나는 심리학자이므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도박중독을 비롯한 중독문제를 가진 사람을 치료적으로 접근할 때, 그들의 감정과 습관을 주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을 도박중독환자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들의 감정이 도박을 일으키고, 그것이 습관화되어 조절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과 습관을 적응적으로 변화시켜주면 도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감정이 있어서 우리가 사랑과 우정을 느끼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이 감정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실패하며 불행해지기도 하는 것이다.내가 최근에 만난 도박중독이라는 낙인을 지닌 내담자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가 도박을 주로 하는 경우를 분석해보면, 그는 ‘상실감’, 즉 불쾌한 감정이 든 어느 날 우연히 도박하게 되었다. 도박을 하는 순간 상실감을 잊어버리고 벗어나게 되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몇 번 반복되니 그의 마음속에 그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자동화되었고, 어느 날 자신이 하는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단계에 오게 된 것이다. 그의 감정과 습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면 도박문제도 쉽게 풀리게 되어 있다.‘도박은 절대로 끊지 못한다. 손가락을 잘라도 안된다’라는 말들이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방법을 찾아보지도 않고 미리 포기하면서 불행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인간은 진화하고 심리치료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당신 앞에 넓은 문과 좁은 문 두 개가 있다. 어리석은 자가 선택하는 넓은 문에는 답이 없다. 당신이 부디 좁은 문을 선택하여 지혜로운 자가 되기 바란다.“도박은 정신병이 아닌 습관입니다.”

2021-03-14

교육 지우기 3 - 교사 멋대로 규정들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학교가 해결해 줄 것 같아!”말에는 어조가 있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하는 말에는 아이들의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다. 최대한 침착하게 말하였지만, “같아”라는 말 안에는 체념과 불신, 그리고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이 학생의 말에서 알 수 있듯 학교는 이제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더 정확히 말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문제를 생산하는 곳이 되었다.학교가 죽은 지는 오래전이다. 물론 필자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학교의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생각을 고집하지는 못할 것이다.“아침부터 운동장 7바퀴 돌았어. 하라니까 했는데,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하겠더라.”가만히 듣던 친구로 보이는 아이가 라면을 건져 올리던 젓가락을 내리고 이유를 물었다.“교복 위에 후드티 입어서. 근데 이해할 수 없는 건 지퍼가 있는 후드티는 괜찮다는 거야.”그날은 분명 추웠다. 뉴스는 연일 이상 한파에 따른 사건 사고 소식을 보도하였다. 굳이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한용품으로 온몸을 감싼 사람들의 모습에서 추위의 강도를 알 수 있었다. 필자는 옷 때문에 벌을 받았다는 학생을 보았다. 그 학생은 추울 정도로 너무도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벌을 받았다니, 필자가 더 화가 났다.“화장 규정 등 다른 규정은 그래도 이해하겠어. 그런데 복장 규정은 도저히 이해가 안 돼!”“그래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방법을 찾아 주시지 않을까? 날씨가 정말 춥잖아!”어떤 답을 할지 필자는 귀를 최대한 열고 기다렸다. 학생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학교가 해결해 줄 것 같아!”학생의 말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 화가 가득 묻어 있을 법도 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차분했다. 모든 것을 단념했을 때, 기대감이라고는 전혀 없을 때 나오는 어조였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은 괜한 것에 시간을 빼앗겼다는 듯 빠르게 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학원 시간에 늦었다며 자신들의 자리를 치우고 편의점 점원에게 인사를 하고는 학원을 향해 뛰어갔다.학생들이 떠난 자리에는 강추위보다 더 매서운 학교에 대한 불신만 가득했다. 추운 날씨에 운동장을 도는 학생의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융통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곳이 학교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그래놓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두루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니, 대한민국 교사들이시여, 이 어찌 부끄럽지 아니한가!여러 이유에서 규정은 필요하다. 그런데 법을 자기들 편한 대로 주무르는 정부나 거기에 속한 일부 인권 단체가 말하는 모든 학생이 만족 하는 규정은 없다. 분명한 건 최소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규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3월, 강추위에 후드티를 입었다고 운동장을 도는 학생이 더는 없도록 학생 학대 수준의 교사 멋대로 해석하는 규정은 없는지 점검하자!

2021-03-10

어쩌면 우리가

최미경동화작가3월은 꽃을 볼 일이다. 노오란 풍년화와 복수초를, 솜털 보송한 노루귀와 붉은 매화를 눈에 가득 담을 일이다. 지난겨울 잘 견디고 여린 줄기를 밀어 올려 꽃잎 하나하나를 피워 낸 저 생명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혹여 우리가 무심히 꺾었던 누군가의 말, 누군가의 희망이 아직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시간이다.4월과 5월은 작은 열매가 맺히는 나무를 심을 일이다. 산사나무와 명자나무를, 앙증 맞은 앵두나무와 올망졸망한 산수유나무를 양지 바른 뜨락에 심을 일이다. 한 두 계절 지나 반드시 찾아올 열매들의 약속에 감사할 일이다. 혹여 오래전 마음에 심어놓고 잊었던 씨앗을 찾게 된다면 그 간절함의 약속을 지켜낼 시간이다.6월은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을 거닐 일이다. 아이의 걸음에 폭을 맞추며 아이가 건네는 말과 웃음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말 일이다. 그와 함께 걷는 동안 우리는 분명 우리가 보냈던 지난 시간 안에 아이와 같은 모습이 있음을 알아챌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풀지 못했던 생의 조막만한 비밀상자를 열게 될 시간일 것이다.7월과 8월은 냇가에 발을 담그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릴 일이다. 잠시 하던 일은 옆으로 미뤄놓고 바람 좋은 그늘에 앉아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와 그 흐름의 방향을 넋을 놓고 볼 일이다. ‘하루’는 늘 우리에게 주어지지만 그 하루 온전히 나에게 쓰이던 시간은 얼마나 되었던가. 내 마음이 흐르는 소리와 방향에 귀 기울일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9월과 10월은 오래 같이 한 사람들과 가을의 밥상에 둘러앉을 일이다. 안타깝고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은 바로 사람이고 인연이었을 일이다. 상처로 남아있는 이, 슬픔을 나눌 이가 있다면 초대할 일이다. 그리하여 서로를 채워가며 밥을 나눌 일이다. 함께 먹는 밥상은 마음의 약상이 될 시간일 것이다.11월은 밤바다에 뜬 별을 셀 일이다. 찬 모래를 맨발로 밟고 밤바다를 바라보면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우주에서 가장 외로운 한 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위해 여태껏 달려왔나 싶은 생각에 마음이 주저앉을 수도 있다. 그때 우리가 응시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밤바다에 내려온 별이다. 수 천 년을 달려 우리 눈앞에 내려온 그 별을 세어 보며 차고 매서운 바닷바람에 맞선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애틋한지 느껴 볼 시간이다.12월에는 말이다. 올 한해 누군가 아프지 않았음에 감사하고 누군가 쓸쓸하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누군가 환하게 웃었음에 기뻐할 일이다. 그리고 우리를 잠시 속상하게 했던 누군가와 우리를 잠시 혼란에 빠뜨렸던 누군가에게도 감사할 일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스스로 기뻐할 일이다.어쩌면 우리가 지금, 바로 3월이 막 시작되는 이 봄의 초입에 올 한 해를 위한 기도를 한다면 말이다. 종교와 피부색, 성별과 나이를 모두 떠나 그저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위한 기도를 한다면 작년 한 해 우리가 절망했던 그 순간순간들을 올해는 훌훌 털어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나는, 지금,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보낸다.

2021-03-09

지워지지 않는 상처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속보] 구미 3세 여아 중간 부검 결과 ‘사망원인 미상’, 정인이 양모 측 “머리 찢게 한 것 맞지만 학대 의도 아냐” 최근들어 이런 기사를 많이 본다. 가정폭력과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연일 일어나고 있다.신고가 세 번이나 들어갔는데 아이가 보호를 받지 못한 것이 너무 슬프고 화가 나고 아이의 몸이 저지경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정상 아닌가? 근데 어떻게 경찰이 저런걸 보고도 그냥 넘어갈 수가 있는가. 경찰관들도 이제는 권한이 엄청 높아졌다. 아이를 생각해서 증거모아 신고한 어린이집 선생님들만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학대가 인정 되어도 아동의 거처 때문에 다시 부모 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갈 수 있는 시설이나 기관들이 부족하다. 가슴이 미어져온다. 어른이라는 게 참 죄스럽고 미안한 일이다. 정인아 미안해. 하늘에서는 정인이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사랑이 뭔지 행복이 뭔지 느낄 수 있길 바란다.정인이 사건 이후 입양기관 전화가 줄고, 입양아를 기르고 있는 양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입양하여 기르는 것은 정말로 훌륭한 사람들이다. 아이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고 부모가 되어 준다. 필자도 이런 분들을 존경한다. 미혼모나 미혼부도 친부모로서 양육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주위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울 수 있는 자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둘러보아야 한다.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고가 여기저기 또다시 터졌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고는 이번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 역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공포의 어린이집 원장과 원장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부모에 대한 욕을 하거나 단지 오줌을 쌌다는 이유만으로 3세 미만의 영아반 아이들을 때리기까지 했다. 또 대전 어린이집에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 20대 보육교사가 4, 5세 아이들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이는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부모는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지워지지 않는 아이의 상처는 치유가 될 수 있을까? 마음이 아프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눈을 가리고, 가해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하다. 왜?잊을 만하면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어린이집 폭행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는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원인이고, 행정 처분을 강화하고, 해당 어린이집은 영구 퇴출하고, 보육교사의 자격을 강하를 하고, 교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관리당국의 책임과 의무를 동반한 대책이 필요하다.아이의 순수하고 맑고 깨끗한 웃음을 지켜줄 책임,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사건을 계기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시간이 나면 요즘 상영되는 영화 ‘고백’을 권한다.

2021-03-08

살구꽃 필 무렵

류영재포항예총 회장산골에 살다보니 아침마다 자연스레 창밖의 풍경들을 살피게 된다. 우리 집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풍경 중 으뜸은 큰 살구나무의 늠름한 모습이다. 어제는 살구나무 가지 끝에 물이 차오르고 있음을 살짝 느꼈는데, 오늘 아침에는 붉은 생명의 기운이 완연하였다. 이제 곧 연분홍 살구꽃이 만발할 것이다. 창가에 앉아 나무열전이라는 책을 뒤적거리다 ‘살구나무와 공자의 교육철학’이라는 대목에 눈길이 닿았다. 공자가 자주 살구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하여 학문을 배워 익히는 곳을 ‘행단’(살구나무 뜰)이라 하는데, 지금은 살구나무가 은행나무로 변했다고 한다.지난해 통계자료를 보니 국가별 GDP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로 기록되어 있었다. 작은 국토면적에 부족한 자원, 게다가 분단국가라는 불편한 현실 등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루어 낸 결과이다. 이처럼 놀라운 성장을 견인한 힘은 우리의 우수한 인적자원이며 그 바탕이 교육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어떤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높다. 그 까닭은 교육적 성취가 신분상승의 가장 유력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산업화로 인하여 ‘이촌향도(離村向都)’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전까지 우리는 벼농사 중심의 농업사회였다. 농사를 짓는 집에는 반드시 마구간이 있었으니 농사에 황소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힘센 황소는 농사에 꼭 필요한 존재이면서 가난한 농가의 재산목록 1호이기도 하였다. 집안의 기둥인 장남의 손에 그 소의 고삐를 쥐어주며 대학 진학을 하락하던 농부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그래서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 했다던가.교육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방법을 수정하지 않으면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 교육의 특징은 입시위주의 정답 찾기, 압축식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압축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창의성과 인성이 실종된 이런 방식의 교육은 다변화된 현실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하다. 최근 스포츠계의 ‘학폭’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나 인명 경시, 성폭력 등의 심각한 문제들이 교육의 현주소와 깊게 맞물려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는 창의력의 발현과 바람직한 인성의 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 창의적인 교육은 공부 방식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공자는 수시로 제자들을 야외에서 가르쳤는데, 주로 살구나무 아래였다고 한다.필자가 유년을 보낸 시골마을, 담장을 공유한 바로 옆집에 큰 살구나무가 있었다. 마을 곳곳에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등 유실수가 많았는데, 가지를 꺾거나 심하게 훼손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떨어진 과실을 주워 먹어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았다. 이웃집 뒤꼍에서 주워 먹었던 달고 찰진 살구 생각에 입안에 군침이 돈다. 열매의 씨방이 개를 죽일 수도 있어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살구, 올해도 어김없이 살구꽃 피는 봄은 오고 꽃샘바람도 매섭게 불어올 것이다.자연의 섭리를 가르치는 교육이 올바른 인성의 형성에 꼭 필요한 것이라 믿는다.

2021-03-07

교육 지우기 2 - 온라인 수업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선생님, 어디서 노란 박수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었어요. 오랜만에 연 창문 사이로 노란 바람이 불어와 저를 데리고 갔어요. 바람이 멈춘 곳에서 봤어요, 봄을 안내하는 산수유꽃을요!”고등학교 2학년이 된 제자로부터 장문의 문자가 온 것은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이다. 백신 접종 소식보다 필자는 제자의 봄 편지가 훨씬 더 반가웠다. 정치 좀비들에게 감염된 괴물 이야기가 아니면 이야깃거리가 없는 나라에서 제자의 편지는 산소 같은 선물이었다.“선생님, 산수유의 노란 응원에 답하기라도 하듯 개나리도 노란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필자는 몇 달째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 시를 쓰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시는 멀리 달아났다. 시를 잡기 위해 허둥대는 마음은 조급증만 낳았다. 조급증은 억지를 불러왔고, 억지는 결국 세상을 향한 필자의 눈과 귀를 멀게 했다. 그래서 필자는 봄이 오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제자의 편지를 읽고서야 필자도 산수유의 노란 박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에서도 봄을 들인 제자의 넉넉한 마음이 고마웠다.하지만 고마움은 곧 미안함으로 변했다. 제자의 절규는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절규하는 학생이 문자를 보낸 제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학생의 절규 소리가 마치 진혼곡처럼 들린다. 억지 교사들은 그 소리에 귀를 닫았다.“선생님! 올해 또 온라인 수업한대요. 작년처럼 온라인 수업하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혼자서도 EBS와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데, 그게 어떻게 학교 수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배우지도 않은 과제를 하는 게 어떻게 학교 수업이에요? (….)”비록 문자 메시지였지만, 아이의 울분이 느껴졌다. 말줄임표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필자는 정확히 알았다. 2020년 3월 17일, 필자는 온라인 수업을 정규 수업 시수로 인정해달라는 민원을 교육부에 냈다. 돌아온 답은 생각해보겠다는 상투적인 말뿐이었다. 그런데 답변이 온 바로 다음 주에 갑자기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뉴스가 특보로 나왔다. 그렇게 시작한 온라인 수업이 1년이 지났다. 2020학년도 온라인 수업은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었다는 핑계라도 있다. 그럼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2021학년도 온라인 수업은 어떨까? “초중고 원격수업, 올해 쌍방향 수업 확대 전망”이라는 뉴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뭔가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업의 탈을 쓴 수업 아닌 온라인 수업이 여전히 올해도 진행된다는 것이다.학교에 가지 않는 게 당연함이 된 지금,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 학생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수업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다. 더 이상 학생 없는 억지 가득한 교사 편의 중심의 온라인 수업은 안 된다. 학생을 학교에서 내모는 온라인 수업 자체를 당장 멈춰야 한다. 아니면 학교에서 학생이 사라지는 비극을 곧 맞게 될 것이다.

2021-03-03

우리는 폭력이 아닌 접촉을 원한다

문가인참마음심리상담센터 원장요즘 날씨는 추웠다가 따뜻했다를 반복하며 우리를 시험한다. 세상은 폭력과 고통과 관련된 뉴스들로 시끄럽다.차들은 막혀있고 사람들은 욕설한다. 그 대기 위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덮고 있다.사람들은 회색빛 대기 위를 마스크를 쓰고 종종걸음친다. 집에서는 이웃들이 내는 소음에 귀를 틀어막는다.감정은 갈 길을 잃고 우울해하다가 화를 내며 소리까지 치게 한다. 이것은 공포영화보다 더 두려운 우리의 현실이다.요즘은 운동선수들의 학교폭력사건이 우리의 눈과 귀에 들어오고 있다.단어 상으로 폭력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어떤 사람이 누군가를 때린다는 행동적인 모습이 연상되게 된다. 누군가 쓰러지고 코피가 나고, 팔과 다리가 부러지고 등등. 폭력 행위의 결과로 신체가 손상되면 병원치료를 받으면 일정 시간이 되면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회복되게 된다.그렇지만 그 폭력의 과정에서 마음도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마음은 보이지 않아서 자신도 마음의 아픔을 잘 인지하지 못하며 시간이 흘러서 증상이 생겼을 때 비로소 마음이 병들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마음의 고통을 타인들은 알 리가 더더욱 없다.사람들은 ‘왜 이제 그 사실을 이야기하냐?’고 묻는다.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오랜 시간이 흘러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크다.나는 심리상담 장면에서 소위 ‘왕따’ 사건을 많이 접한다. 상담하다 보면 왕따 사건이 공식처럼 내재하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왕따에는 폭력이 수반되기도 한다. 그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에 경험한 왕따나 폭력에 대해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밤에 악몽을 꾸기도 하고, 직장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어렵다고도 한다.심리학자 등은 이러한 마음의 상처에 주목했다. 대중적인 용어로는 트라우마라고 하지만 진단기준에 부합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되려면 1)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외상사건, 2) 그 사건이 반복해서 생각나는 침투증상(기억, 꿈 등), 3) 재경험 및 회피 반응(외상사건과 관련된 단서를 회피하려고 함), 4) 생각과 감정의 부정적인 변화(자신, 타인, 세상의 우호성에 대한 가정이 박살 남), 5) 과민반응(예, 수면의 어려움, 놀람 등)을 보여야 한다.결과적으로 그 사람은 다시는 사랑과 행복을 꿈꿀 수 없게 된다. 마음의 병도 생기게 되어 우울증, 불안증, 강박증, 불면, 중독 등의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 곁에 정신과적 진단명을 붙이고 살아가는 그들은 누군가가 행한 폭력의 희생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코로나 시대, 폭력과 고통이 난무한다. 그래서 더더욱 우리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우정이 필요하다. 따뜻함이 필요하다.‘서로 간 마음의 접촉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2021-03-02

공소시효가 없는 학교폭력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법률 제7119호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 간에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과거의 학교폭력은 넘어가는 기억의 하나로, 지난 시절의 추억으로 미화되기 쉬웠으나, 이제는 범죄로 인식하는 사회분위기에서 가해자가 수많은 언론 매체와 대중에 주목을 받는 공인의 자리에 있을 때 피해자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언론에 고발하는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국가대표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 배구선수의 과거 10년 전 학교폭력으로 고발한 SNS 글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엘리트 교육을 지금 보고 있다. 그 내용은 더욱 처참하고 참혹하다. 돈을 갈취 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부모님 욕하고, 뭔가를 시켰고 거부하면 칼을 가져와 협박하고, 가슴을 때리거나 다른 학생들의 공범자를 만들기도 했다. 연맹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받기 전까지 징계를 해제할 계획은 없다.”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 이다영이 징계 기간 연봉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또한 한국배구연맹이 학교폭력 징계와 예방을 위해 학교폭력과 성범죄 등에 중하게 연루된 선수는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여에서 전면 배제하고 학교장의 확인을 받은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서약서가 허위이면 영구제명 징계를 받는다. 또한 ‘20년 전 학교폭력 가해자가 ‘미스트롯2’에 나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충격을 주었다.“엄마랑 같이 있는데 인사를 너무 90도로 했다고 때리고, 몇 분 내로 오라고 했는데 그 시간에 못 맞춰왔다고 때리고, 공원으로 불러내 가슴뼈 있는 곳을 차고, 머리도 차고, 주먹 쥐고, 엎드려뻗쳐를 시켜놓고, 그 상태로 발로 배를 걷어차기도 했다.” 진달래 본인이 학교폭력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사실을 모두 인정함과 동시에 사과를 했지만 충격전인 진달래의 학교폭력 내용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과 분노감을 나타내고 있다.학교 폭력의 문제는 학교폭력을 망각하고 성장한 어른의 자녀들이 자라서 부모와 똑같은 짓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운다, 아이의 거울이다.과거에는 언론을 통해 학교폭력을 접할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세대가 바뀔 때마다 계속 반복되고 그리고 학교폭력을 추억으로 자랑했다. 가해자는 늘 ‘장난이었다’라고 말한다. 오늘도 내일도 학교폭력을 뿌리 채 근절하기 힘들고, 피해자는 가슴속 상처가 뼛속 깊게 남는다. 피해자는 성장하면서 그 상처를 지우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더 심각하다. 가해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한다.학교폭력의 책임은 공소시효가 없다. 10년 20년 30년 무기한이다. 우리의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미래는 미지의 세계다. 진정한 교사는 말로 가르치지 않고 행동으로 가르친다. 지혜는 안에서 싹이 트는 것이다. 학교폭력의 해답은 법이 아닌 제도개선에서 찾아야 한다.

2021-03-01

교육 지우기 1 - 인성교육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뭉쳐야 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마음이 환해지기는 처음이었다.‘뭉쳐야 찬다’와 ‘뭉쳐야 쏜다’이들 프로그램을 보면서, 코로나 시대에는 맞지 않지만, 역시 사람은 뭉쳐야지만 큰 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운동 종목에는 종목마다 넘사벽 같은 자존심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은 평생을 바친다. 우리는 그런 선수를 전설이라고 부른다. 그들이 전설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알기에 그들에게 존경과 갈채를 보낸다.운동의 다른 말은 목표와 노력, 그리고 도전과 인정이다.목표를 정했으면, 선수들은 어떤 시련과 역경을 마주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목표를 향해 끝없이 도전한다. 그 모습이 바로 스포츠 정신이다.간혹 목표의 목전에서 안타깝게 좌절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스포츠 전설들은 절대 변명 따위는 하지 않는다. 변명 대신 그들은 그 상황을 인정한다. 그 인정함이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결국 목표를 이루게 하는 백절불굴(百折不屈)의 힘이다.인정(認定)!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어렵고 부족한 것이 인정이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면 모두가 행복한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그 모습을 뭉쳐야 시리즈에서 전설들이 보여주었다. 전설들은 벽을 허물었다. 그들은 평생을 바쳐 자신과 동일시 한 자신의 운동 종목을 내려놓고, 다른 종목을 받아들였다. 비록 처음 접하는 종목이지만, 그들은 전설답게 상대 종목을 이해하기 위해 예의를 갖춰 최선을 다했다.반면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억지를 부리고 위선을 떤다. 그러면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잃고 타인으로 산다. 타인의 삶이 결코 행복할 수는 없다. 참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공통점은 극도의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결국 불안을 없애기 위해 자신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괴물이 된다.우리 사회는 오래전에 괴물 공화국으로 변했다. 매일 같이 뉴스들은 정치계, 교육계, 스포츠계, 경제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괴물 이야기를 생방송하고 있다. 괴물 이야기에 절어서인지 뉴스도 괴물이 됐다. 괴물 뉴스가 보여주는 괴물들의 잔인한 이야기는 공포 영화를 넘어섰다. 공포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분명 우리에게도 한때 괴물을 막는 장치가 있었다. 그것은 교육이었다.교육계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는 “인성교육진흥법”까지 있다.하지만 교육은 이성을 잃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먼저 괴물이 된 곳이 교육계인지도 모른다. 교육, 특히 인성교육을 강조할수록 인간다운 삶과 멀어지는 것이 지금 교육이다.교육과 인간의 재건을 위해 형식뿐인 인성교육을 학교에서 지우기를 긴급 제안한다.

2021-02-24

졸업식의 명연설을 듣고 싶다

박문하전 포항시의회 의장얼마전 경남 김해의 화훼농가에서 각종 축하 화환용 꽃으로 사용되는 거베라 1만 송이를 불태우는 일이 있었다. 땀흘려 정성스럽게 키운 꽃들을 불태우면서 한결같이 ‘코로나19는 언제 끝나느냐’고 한숨지으며 여러 행사와 축제, 특히 졸업식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졸업식이 없어진 것에 대한 화훼 농민들의 아쉬움도 적지는 않겠지만 더불어 졸업식장의 명연설을 들을 수 없는 많은 소시민들의 아쉬움 역시 없지는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사회 초년생이 되어 새 출발하는 졸업생들에게 들려주는 축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몇 년 전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은 전 인류를 감동시킨 졸업식 명연설 ‘베스트 10’을 선정한 바 있다.여기에는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불멸의 축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대표적인 하나가 2005년 6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행한 명연설이다.입양과 대학중퇴, 실패와 배고픔에 대한 자신의 삶을 담담히 들려주며 삶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라는 말로 끝을 맺는 14분 동안의 명연설은 당해년도 모든 대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축사로 남아 있다.또 다른 하나는 말더듬이 학습장애인으로 학교에서 꼴찌를 한 세계 제2차 대전의 영웅이자 영국의 위대한 정치인 윈스턴 처칠의 1941년 런던의 헤로스쿨에서 행한 축사이다.‘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절대, 절대로. 대단한 일이건 아니건 명예로움과 분별에 확신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역설하여 졸업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흑인여성들에게 존경의 표상인 오프라 윈프리는 ‘실패했을 때 자신에게 질문하세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아닌, 이것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가’라는 말을 남겼다.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살찐 돼지보다 야윈 소크라테스가 되라’와 노벨상의 산실이자 자유로운 학풍의 상징인 교토대의 ‘공술을 먹지말라’는 명연설도 유명하다.재작년 서울대 졸업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너무 큰 그림을 그리지 말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인상적인 축사를 한 바 있다.그러나 모든 졸업식마다 명연설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생 앞에서 ‘명문대학에 가야하고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면 실패’라는 식의 시대착오적인 축사를 하여 빈축을 산 경우도 없지는 않다.인생의 교훈이 담긴 졸업식의 명연설은 인생의 백신과도 같아서 비단 졸업생이 아닌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깊은 의미를 지닌 말들이라 항상 감동으로 다가온다.고개 숙인 졸업생들의 어깨를 감싸주면서 작은 실패에도 좌절하기 쉬운 졸업생들에게 ‘결코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명연설을 듣고 싶다. 그 안에 양념같이 따뜻한 사랑이 곁들여 지고 열정과 희망이 포함된다면 더욱 멋진 축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그런 졸업식의 명연설을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

2021-02-23

코로나19와 우리의 삶

권윤구포항 중앙고 교사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8만7천324명 일일 확진자수는 332명, 사망자 1천562명(2월 21일 기준)으로 상당히 많은 수이다. 이렇게 코로나 환자수가 줄어들지 않고 급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는 코로나 자체의 감염 위험성도 크지만 시민들의 의식과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게 되면서 우리의 삶은 혼돈으로 바뀌었다. 마스크 착용은 외출을 위한 필수품이 되었고 공공장소·버스·지하철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은 큰 비난을 받는다. 마스크착용은 행정명령으로 미착용시 벌금을 부과는 강력한 행정명령 통제가 실시되었다. 여행하고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된 일상이다.코로나19는 우리들의 회식 문화인 모임 자제를 5명 이상은 만날 수 없는 새로운 문화로 바꾸어 개인위생과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으로 가족과 이웃, 세대간 소통을 무너뜨렸다. 또한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 가족이 함께 만나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희귀한 문화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필자도 이번 설에 부모님을 찾아보지 못한 한 사람이다. 우리 남매는 설 이후에 일주일 간격을 두고 고향 부모님을 만나기로 하는 설 풍경을 만들었다. 필자는 효자인가 불효자인가?학생들은 코로나19로 수업권이 박탈 되어 학교에 등교를 할 수 없고 학년 전체가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 학년이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줌, 동영상, EBS 수업으로 바뀌고 학부모사이에서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이 유행을 했을 정도이다. 또한 특히 개학 후 학교 단위로 특별모니터링 기간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방과 후 생활지도를 통해 다중이용시설 및 모임 활동을 집중 점검하는 하교 후 안전강화에 힘을 기울였다.코로나19 여파로 영세 상인들은 소득이 줄고 부채가 늘었다. 전 국민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업자에게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역 식당과 카페 그리고 자영업 등등 줄줄이 도산 되는 형편이다. 전국 각 도시의 비활성화가 되는 죽음의 도시가 점점 늘어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인들은 누가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가?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개인의 건강에 대한 문제가 최고의 관심으로 부각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문화 활동 참여는 줄었지만 개인들의 규칙적인 운동은 늘어났다. 실내 공간 감염사태가 잇따르며 헬스장, 탁구장 등 실내시설 보다는 공원과 숲 등을 찾아 운동하는 시간이 늘었다.코로나19로 여러 가지로 위기의 힘든 시기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착용과 개인방역,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 노력을 해 주어야만 지금의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힘을 가질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대한민국 국민이 2002년 월드컵 신화처럼 대동단결하면 코로나19를 잘 극복 할 수 있다고 본다.코로나19가 극복되고 치매·아동학대·임신·출산·육아·교육이 걱정 없이 함께 누리는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는 평범한 일상을 찾아가는 삶을 기대 해본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202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