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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 한나라당 연찬회, 무슨 말 나왔나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1-05-03 21:09 게재일 2011-05-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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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관계, 수직→수평으로

박근혜 前 대표 전면 나서야

지난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2일, 의원 연찬회를 개최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 등 당내 현안과 당 쇄신 방안 전반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120여명이 참석한 연찬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수직적 당·청 관계를 수평적 당·청 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박근혜 역할론`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했다.

재보선 김해을 선거에서 당선한 김태호 의원은 “이번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성난 민심이 하늘을 찔렀다”며 “당이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체감을 못한다, 서민을 위한 당이 아니라 부자당이라는 말이 많다”고 밝혔다.

원유철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민생고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과 총선 승리는 경제 문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당·정·청 쇄신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찬회 내내 한나라당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친이 주류에 대한 공세가 지속됐다.

`당·정·청 쇄신` 놓고 격론

비주류, 주류 친이계 `공세`

대선주자 총선역할론 대두

`민본21` 소속 김성식 의원은 “친이 핵심 좌장에게 2선 후퇴는 아니지만 공간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싶다”며 “예를 들어 이재오 장관이 특임장관보다는 교과부 장관으로 옮기면서 당내 공간을 열고 인사권을 놓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 선출 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김성식 의원은 “당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당협위원회 별로 1천명씩 (지도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며 “그렇게 선출된 당대표라야 수평적 당·청 관계를 고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 의원들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말했다.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당헌·당규를 고쳐 박근혜 전 대표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있기는 한데 박 전 대표가 원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류 측이 흔쾌히 동의해, 화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친박(친박근혜)계 이성헌·이한구 의원, 친이(친이명박)계 김정권·정미경·정두언·신지호 의원 등은 당헌과 당규를 고쳐서라도 박 전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친박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 역할론이 나오고 있지만, 박 전 대표만이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역할을 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9월) 정기국회 이후 4월 총선이 있는데 모든 대선주자들이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에 김형오 전 국회의장, 홍사덕 의원, 정의화 국회부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는 오는 6일 김무성 원내대표 후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9일쯤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성될 전망이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 선언을 한 안상수 대표 등 현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을 의결한 뒤 물러나게 된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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