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단독 회동하기는 지난해 8월 21일 이후 10개월만이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31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유럽특사 활동을 수행했던 권영세, 권경석, 이학재, 이정현 등 한나라당 의원 네 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특사활동 결과에 관해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어 박 전 대표와 두 분만 따로 만나서, 국정 및 정치 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 대통령 취임 후 7번째 이뤄지는 것으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회동은 공식적으로는 유럽 3개국 대통령 특사 활동의 보고를 위해 마련되는 것이지만 현 정국 상황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어서 벌써부터 정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의 단독 면담 일정이 따로 잡힌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일단 이번 회동은 지난해 `8·21 회동` 이후 지속된 두 사람 간의 화해 무드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약속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두 사람이 계속 노력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 시점은 여권의 4·27 재보선 완패에 따른 `비상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8·21 회동`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여권의 1·2대 주주가 마주 보고 앉게 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집권 4년차를 맞은 가운데 재보선 패배에 이어 당권 공백, 부산·경남의 민심을 흔드는 저축은행 사태 등이 터져나온 상황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만큼 위기 타개를 위한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대선을 1년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데 대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양해`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 비대위가 논란이 됐던 `당권-대권 분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해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일각에서는 `박근혜 당대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 위기를 수습할 최고의 `구원투수`로 박 전 대표 만한 인물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가 당을 맡아 위기를 탈피하도록 진지하게 요청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