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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늦을수록 도움 안된다”

이창형·김진호기자
등록일 2011-11-04 21:16 게재일 2011-11-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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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입장표명 박근혜 前대표

“ISD 일반적 제도 문제없어”

靑, 처리 놓친 한나라 비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조기 처리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청와대가 한미FTA 처리와 관련,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 당내 결집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친박(친박근혜) 최경환 의원의 출판기념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처리는) 늦어질수록 도움이 안되며 이번에 처리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간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서는 “ISD는 국제통상협정에서 일반적인 제도로 표준약관과 같이 다 들어있다”며 “이건 일반적인 제도로서 통상협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앞으로 세계속의 통상모범국으로 선진국을 지향하는 나라인데 ISD에 휘말릴 정도로 편파적이거나 독소적인 제도를 도입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또 ISD가 없다 하더라도 그런 편파적인 제도를 갖거나 만든다고 한다면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시정 요구를 할 것이고 외국의 보복 조치에 의해 시정되고 말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대표는 “이것(ISD)은 일반적인 제도로, 통상협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청와대는 3일 국회 본회의가 취소되면서 한미FTA 비준안 처리가 무산된데 대해 한나라당에 대해 적잖은 불만을 내비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 마디로 철학 부재에, 전략 부재”라면서 “여당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과 협상을 하면서 미리부터 이것 저것 다 줘버리니, 안 그래도 FTA를 하기 싫은 야당이 협상 대상이 아닌 ISD를 문제 삼아 버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아예 처음부터 한미 FTA에 대한 철학과 비준안 처리 의지조차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참모는 “총선을 앞두고 밀어붙이는 이미지로 비칠까 눈치를 본다는 얘기도 있는데 만약 그런 의원이 있다면 오판하는 것”이라며 “160석 넘게 뽑아준 여당이 이런 국가 대사 하나를 표결로 통과시키지 못하는 무능을 보인다면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핵심참모는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FTA 비준안은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 협상안”이라며 “여야 모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찬성이면 찬성, 반대면 반대를 해서 표결해주는 게 민주주의 원칙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형·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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