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가 전격 취소된데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상임위 우선 처리를 주문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12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국회는 당초 3일 오후 3시부터 본회의를 개최키로 했으나 한미FTA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여야합의로 취소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이날 국회 외교통상위의 강행처리 및 본회의 직권상정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희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입장 및 본회의 취소 등으로 무산됐다.
박 의장은 이날“외통위에서 직권상정을 했으니 토론해 표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직권상정은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며 지금은 (가능성에 대해) 있다 없다는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의장실 관계자는“박 의장은 비준안이 먼저 해당 상임위를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현재 여야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은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국회 외통위 파행이 계속될 경우 비준안 처리는 상당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선 10일 또는 24일 본회의 직권상정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12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시간상으로는 한미 양국이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는 내년 1월1일 이전에만 통과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야는 이날도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놓고 맹공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폐기`, 한나라당은 `폐기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여전히 협상채널을 열어놓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과도 만나 협력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민노당의 인질이 돼 한미FTA를 방해하는데 나서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마치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2004년의 탄핵상황과 같은 연출을 함으로써 한미FTA 문제를 총선용으로 악용하려는 민주당의 저의는 올바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는 야5당·범국본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 정권이 한미FTA를 강행처리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손해를 보는 FTA`, `졸속FTA`, `서민층이 많은 피해를 보는 FTA`, `주권침해 요소가 있는 FTA`를 그대로 강행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을 강력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