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은 7일 “이르면 8일 상임위에서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남 위원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 내일 오전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달라는 요구를 했다”면서 “그 이후에 상임위 (전체 회의)를 열어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통위 전체회의장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문을 걸어잠근 채 점거 중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회의를 강행할 경우, 여야의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의장 진입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기습상정 때처럼 외통위 소위원회에서 비준안을 강행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상임위 전체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데, 국회에는 여유 있는 공간이 많다”며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도 “한미FTA 문제는 국익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여서 더이상 미루기가 어렵다”며 “마지막 점검 후 (비준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한나라당 의원 168명 전원에게 보냈다.
김 수석은 서한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문제 삼아 한미 FTA 저지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면서 “이 규정(ISD)이 우리 사법 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일부 인사들이 하기 시작하면서 FTA가 반미 선동의 도구가 되고 있다”며 “그들의 진짜 공격 목표가 ISD에 있는 게 아니라 미국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