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내 `강경론` 확산 단독처리 무게
10일 예상됐던 본회의 처리가 다시 연기됐지만, 민주당내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당론이 분분해 막판 조율작업이 여의치 않을 경우 24일 처리에서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미FTA 비준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처리 안건이 많지 않아 여야 합의로 10일 본회의 개최를 취소했다. 여야가 한미FTA 대치 등을 이유로 본회의를 취소한 것은 지난 3일에 이어 두번째다.
본회의 취소로 한미FTA 비준안 처리는 자동 연기됐다. 다음번 본회의는 24일로 잡혀 있다.
여야는 ISD와 관련한 민주당 절충안을 놓고 물밑협상을 진행중이지만 민주당내에서의 이견이 여전해 막판 조율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절충안은 `한미FTA 비준안 발효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로, 강봉균 김성곤 최인기 김동철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소속 의원 45명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더 이상 진척을 시키지 못한 채 `숨고르기`를 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온건파는 10일 별도 모임을 갖고 일단 지도부의 강경기류를 감안해 당장 속도를 내기보다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양당 원내대표간 협상결과를 지켜보면서 향후 입장을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표적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국회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협상과 대화를 계속 주장하며 민주당의 `ISD 절충안` 당론 채택을 기다리고 있으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당내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어 곤혹한 입장에 처했다.
한나라당은 최종 협상시한을 금주까지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 성과가 없을 경우 내주부터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는 등 단독처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경필 위원장은 이날 “(협상)시한이 무한정 될 수는 없다”고 말해 여의치않을 경우 단독처리 가능성을 내비췄다.
홍준표 대표도 “민주당 강경파들은 한미FTA 문제를 반미 이념의 전선으로 몰거나 내년 총선용으로 몰아가는 행동을 삼가해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권상정의 `키`를 쥐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은 거듭 여야간 타협을 주문했다. 박 의장은 이날 “타협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모색하는 것이 정치의 본체이고, 정치 지도자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빨리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창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