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시가 포스코 페로실리콘 공장 부지 매입비 중 시 예산 일부를 내년에 지원하기로 하고 도비 지원을 요청하자, 경북도가 이에 제동을 걸었다. 포항시는 최근 시의회 동의를 받아 포스코 페로실리콘 공장 부지(10만㎡) 매입비 중 35억원을 내년도에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경북도에 내년도 본예산에 10억원을 반영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북도가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북도 담당 본부장은 포항영일만 배후단지내 외국인전용단지에 불법으로 공장이 신축된 포스코강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페로실리콘 공장에 예산 지원을 거론하는 것은 시민정서상 맞지 않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에 의해 위법행위가 적발된 만큼 포스코강판 공장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포항시 입장은 다르다. 포항시가 포스코 페로실리콘 공장 부지 매입비 예산 일부(35억원)를 지원할 경우 경북도가 조건부로 예산 10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해 놓고 이제와서 무슨 엉뚱한 소리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경북도는 대기업인 포스코에 공장 부지 매입 비용을 지원할 경우 지금까지 경북에 유치된 우량기업들에 비해 형평성에 맞지 않고,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도내 다른 시·군들과도 형평에 어긋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산심의 때 도의회를 설득할 명분도 없다는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여러 행사의 의전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포항에서 열린 행사에 상부기관인 경북지사, 지역 국회의원, 경북도의회 의원 등을 배제시킨 채 시장이 단독 축사로 끝낸 행위. 또 포항에서 열린 경북도 행사에 지사만 축사하고 끝내자 시장이 발끈한 행위 등 의전관계로 인해 서로 얼굴 붉힌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한 목소리를 내며 공조를 취해도 어려운 상황에 두 기관은 따로 따로 놀고 있다. 경북도는 포항시가 상부기관인 도를 우습게 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고, 포항시는 경북도가 우리시에 특별히 잘 해준게 뭐가 있느냐며 상부기관을 얏잡아보고 있다. 이는 도지사와 시장간의 보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도 한몫 거들었다. 이런 신경전은 총선과 대선 등 선거를 앞두고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경북도민과 포항시민을 위해서도 이런 모양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상생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