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나를 비롯해,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는 발언이 뒤따르면서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와 경북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우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3일, 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정당연설과 서울시당 신년회를 통해, “한나라당 구성원이 가진 일체의 기득권을 배제하겠다”고 밝히고,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간은 우리에게 동트기 전 새벽의 칠흑 같은 어둠일 수도 있다”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뛰며 진심 어린 노력을 다한다면 우리의 염원을 담은 밝은 해가 다시 뜰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 “총선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새 인물이 대거 등장해야 하는데 시발점이 대구·경북이 돼야 한다”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의 65%가 현역의원을 안 뽑는다고 한다”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역에서 이런 여망을 수용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홍준표 전 대표 시절 검토했던 여의도연구소의 공천개혁 문건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확산되는 추세다.
급기야 여의도연구소는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당 지지도보다 5%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들을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파장은 숙지지않고 있다.
비대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영남권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공고한 만큼 현역 의원의 `당 지지율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일률적으로 5% 기준을 적용한다는 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최경환 경북도당위원장은 “공천은 어디까지나 질서 있는 시스템에 의해서 이뤄져야지 특정지역에서 선수가 많다고 물러나라는 것은 안된다”며 “대구경북이라고 해서 더 많이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위원장은 “그분 나름의 개인 생각이니까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대구와 경북은 17대와 18대 총선을 통해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교체된 곳이고 그렇게 많이 바뀌어왔는데 여러 실상들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의원도“지역과 선수 및 계파와 관계없이 시스템을 만들어 공천을 하자는 것이 비대위의 역할”이라며 “특정 지역과 계파와 다선을 거론하면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러 자료들을 보면 전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역 의원들의 지지율은 없다”며 “만약 이러한 공천시스템을 적용한다면 현재 170명의 현역 의원들은 모두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형·박순원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