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지난달 이어 추가 인하 요구철강사 “수익성 거의 없는데… ” 발끈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이 조선사에 공급하고 있는 후판 가격이 연초 t당 80만원대 후반~90만원대에서 최근 80만원대 초·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조선사들이 지난달 철강사들에게 요구한 가격인하가 실질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현재 조선용 후판 가격의 기준(베이스) 가격은 t당 111만원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4월 원가와 가공비를 반영해 책정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후판 가격은 이와 다르다. 철강사들이 조선사 및 자동차사 등 장기·대형 고객사들에게 할인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가격인하 요구를 거의 수용해서 1분기 제품가격이 낮춰진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판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억지를 부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추가 가격인하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무엇보다 아직 지난 2분기에 구매한 원료를 쓰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거의 `제로(0)` 상태에 빠질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후판 공급 가격을 한 수요처에만 지속적으로 인하하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국내 사정과는 달리 철강 국제 시황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철강 다소비지역인 미국, 중국, 유럽에서 철강 수요가 골고루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물량이 최근 줄어들고 있고 일본산 제품 가격도 올라가고 있어 철강 가격 인상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2~3주 전에 후판 가격이 내려간 것은 맞다”며 “국제 시황이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할 만한 근거가 아직까지는 확실히 없다”고 밝혔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