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지킴이 김신열씨 고향 제주 한림수협서 초청“40년 모진 풍파 겪으며 견뎌온 삶 자랑스러워” 찬사
“전에는 별거 아니다 싶으면서도 그냥 살았지. 그런데 요새는 일본이 하도 자기들 땅이라고 떠들어서 우리 땅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고, 우리나라 경찰·군인들이 합심해서 지키니까 더 잘 지켜야 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독도에서 반세기를 보낸 독도지킴이 김신열(75)씨가 지난 주말 고향 제주도를 다녀왔다.
김 씨는 고향 제주에서 독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막힘없이 풀어냈다. "우리가 좀 고생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산다”는 의견까지 곁들여서. 김씨의 이 발언은 일본 시마네현이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하자 새삼 부각되고 있다.
또 제주에서 독도로 온 그의 삶도 다시 화제거리다. 제주 한림읍 출신인 김씨는 독도를 삶의 터전이자 보물창고로 여긴다. 18살 때부터 해녀로 나섰던 김씨가 독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울릉 총각 김성도씨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제주도 해녀들이 울릉도 일원에서 물질을 하곤 했는데 김씨는 일을 돕던 김성도씨와 67년 결혼해 울릉도에 정착했다. 김씨는 독도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전복, 소라 등 더 많은 해산물을 수확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아무도 가지 않던 해역이라 해산물이 엄청나 위험을 무릅쓰고 갔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는 한번 입도하면 두 달 이상 머물며 함께 일한 것이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주 한림수협(조합장 김시준)은 고향 출신으로 묵묵히 독도를 지켜 온 김 씨를 이번에 가족들과 함께 초청, 격려했다. 김씨는 이번 방문에서 어릴적 함께 물질을 했던 친구를 만나 의미를 더했고, 2박3일간 환대를 받았다.
한림수협 김시준 조합장은“제주 해녀 출신이 독도를 지키는 있다는 것은 제주의 자랑”이라며 반겼고, 울릉도에 함께 물질을 갔던 고향 후배 장영미씨(58·한림읍)는 “40년 넘게 모진 풍파를 겪으며 악착같은 삶을 산 언니는 일생은 한편의 드라마"라며 반색했다.
"고향도 좋지만 이제는 독도가 더 좋아, 그리고 더 편하지"라는 김씨.
제주도의 2박3일 일정을 끝낸 김씨는 조만간 다시 남편과 함께 독도로 갈 예정이다. 일본이 22일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며 여러 행사를 했다고 하자 김 씨는 “일본 사람들이 이제 억지 좀 그만부려야 해. 자기들 땅도 아니면서 자꾸 우겨대니 이것 참…. 남편과 함께 독도에 가서 일하면서 독도가 우리 것임을 만천하에 알릴거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 팔순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힘이 넘쳤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