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수성이냐-`적지` 입성이냐
이한구 의원, `현역교체` 바람 `넘어야 할 산`
김부겸 후보, 첫 난관 `야권연대`부터 풀어야
맞대결 상황땐 `아성 프리미엄` 유리한 작용
△이한구, 지역구 수성 가능한가.
지난달 28일,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당 관계자에게 “대구는 왕창 바뀔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새누리당 공천위원회가 전략공천 지역 22곳을 발표하면서 대구는 `달서을`만 포함했지만, 이후 작업에서 대구가 `새누리당 영남권 물갈이`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12명 중 7명이 바뀐 지난 17대 국회의 재판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속에 이한구 의원이 있다.
대구의 `강남`이라는 수성갑에서 이한구 의원의 지지율은 40~50%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에 대한 교체지수 역시 지지율과 엇비슷한 50%선을 기록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확고한 지역에서 예상외의 높은 교체지수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한구 의원은 별도의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우선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겠다는 것.
반면,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이 대구 수성갑으로 내려오면서 오히려 이한구 의원의 입지가 탄탄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당초 수성갑 지역이 현역 교체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김종훈 한미FTA 통상교섭본부장의 전략공천설이 있었지만, 김 최고위원의 출마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시뮬레이션에서 김종훈 본부장의 대구 출마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안다”며 “만약 김종훈 본부장이 내려왔다면, 의외의 결과가 생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바람? 야권단일화가 우선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은 지난달 “변화에 대한 욕구가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수준까지 표출된 것은 아니다”며 “변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지 정당까지 바꾸는 것에 주저하는 분이 있고, 김부겸을 찍으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흔들리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새누리당 일색으로 가다가는 한국 정치에서 대구가 고립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분도 있다”며 지지세가 오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출마 초기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10%대에 머물던 김부겸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최근 25% 선까지 치고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철옹성인 수성갑에서 고무적인 성적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벽은 따로 있다. 최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 지역에 출마한 김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이연재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겸 최고위원 측은 여론조사 70%, 배심원 평가 30% 안을 주장한 반면, 이연재 예비후보측은 주민참여 경선 70%, 배심원 평가 30% 안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상을 중단했다. 다만 후보 단일화는 양측 모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연재 진보신당 예비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민참여경선 방식을 주장하는 이유는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높이고 야권 단일화 붐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야권 단일후보가 됐을 때 새누리당 후보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누가 되든 간에 단일후보가 새누리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 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최고위원 측은 “이연재 예비후보의 경우 지역에 뿌리 내린지 오래된 반면 김부겸 최고위원은 대구에 내려온지 한 달밖에 안 돼 조직기반이 약하다”며 “주민참여경선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면 김 최고위원이 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대구지역이 민주통합당 당세가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막상 와보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지금 상황에서 주민참여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하면 100명도 모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VS 김부겸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이한구 의원은 여당에서 대표적인 경제전문가로 꼽히며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김부겸 최고위원은 지난 1980년 당시 신군부에 맞서 `서울의 봄`을 이끌던 학생운동가 출신이며, 지역적으로는 경북고를 나온 TK 출신이면서도 호남이 뿌리인 민주통합당에 몸담고 있다.
객관적인 수치상 수성갑 현역인 이한구 의원과 도전자인 김부겸 최고위원의 싸움은 이한구 의원의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23일, 문화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R&R)의 `4·11 국회의원 총선거` 관심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서 양자 대결 시 이 의원은 47.6%를 얻어 25.2%에 그친 김 최고위원을 압도했다. 이 의원은 전 세대에 걸쳐 고른 지지를 얻었다.
김 최고위원은 30대에서 40.7% 지지를 받아 이 의원을 10%포인트가량 앞섰다. 적극 투표층(62.2%)에서는 격차가 조금 더 벌어져 이 의원이 52.4%를 얻었고 김 최고위원은 26.4% 지지를 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지율(17.2%)보다 8.0%포인트 높은 지지를 받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 의원과의 큰 격차로 인해 한계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대구 수성갑에서는 이한구 의원과 김부겸 최고위원 이외에도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과 서성교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 김성현 전 대구시교육감 후보 특별보좌역, 김영우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대구시연합회 부회장, 정재웅 대구시통장연합회 법률고문, 박기현 전 한국공인노무사회 감사, 권은희 ㈜헤리트대표이사 등이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