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자 교체… 여당성향 거물들 `용호상박`
새누리당이 금품 살포 등으로 물의를 빚은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의 공천을 취소하고 정수성 현 의원을 경주선거구 공천자로 확정하면서 이 선거구는 요동치고 있다. 거물급들간의 격돌이 이뤄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야당 후보 등이 출전하지만 관전포인트는 새누리당 성향 후보들간의 경쟁구도다. 사실상 이 지역은 여당공천자가 확정될 경우 대부분의 후보들은 불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그러나 당초 공천자로 확정된 손 총장이 금품시비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경주선거구도 오리무중속으로 빠져들었다. 일부 여론조사 상위권 예비후보들은 무공천지역으로 예측하고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친박이자 현역의원인 정수성 의원을 공천자로 확정하자 낙천자들의 무소속 출마행보가 잇따르면서 격동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후보들 화려한 스펙 `막상막하`… 여론조사조차 `박빙`
밑바닥 정서 예측 불가능… `野性 민심` 잡기가 관건
△거물급 출마선언 잇따라
현재 경주지역 출마자 면면은 거물급이 포진된 상태다. 4성 장군 출신 정수성 새누리당 공천자, 검사 출신 친이계 실세 정종복 전 의원, 현 정부에서 경찰청장 내정자였던 김석기 전 오사카 총영사 등이 맞붙게 됐다. 용호상박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19일 김석기 예비후보가 먼저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용산참사건으로 공천탈락에 대비해 출발때 부터 `중도 포기`가 아닌 `무소속` 출마 전략을 수립한 상태여서 오히려 담담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 그는 무소속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인물, 새로운 변화를 갈망했던 경주민심과는 정반대의 공천을 했다”며 “공천위가 지역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민심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경주시민의 힘으로 당당하게 당선돼 새누리당에 들어가 제대로 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표를 도와,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그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친이계 실세인 정종복 전 의원은 20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 그는 최근 두번의 선거에서 졌다. 새누리당으로 공천을 받고도 낙선하는 수모를 겪었다. 누구보다도 절치부심해 있다. 이번에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역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정 공천자 입장에서는 김석기 후보나 정종복 후보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 경주 선거는 예측하기 힘든 구도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밑바닥 정서는 누구에게
이 지역은 밑바닥 정서를 가늠하지 못해 선거때마다 여론조사 기관 등이 곤욕을 치렀던 곳이다.
현재까지 후보자와 지역정가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 후보 모두 여론조사 등에서 비슷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서를 감안하면 정수성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아직까지 지역의 밑바닥 정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번의 선거가 그랬다.
경주의 정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아니 예측이 불가능하다. 유권자들은 마음을 제대로 열어 보여주지 않는다. 전문여론조사기관조차 당락을 예측하지 못했다. 오류를 내기도 한다.
경주는 지난 총선과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여당후보를 꺾었다. 대부분 여당후보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보기좋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새누리당의 지역정서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번 선거역시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지역정가관계자는 전한다.
기본적으로 경주는 보수성인 강한 새누리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구도는 후보가 `시민과의 소통`,그리고 어떤 `성향`을 띠느냐는 등에 달려 있다고 지역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시 밑바닥엔 `야성(野性)` 또한 강하다. 시민 A씨는 “경주 정서는 아주 냉정하다. 여당 공천자라 해도 시민들은 분명한 잣대를 댄다”고 밝혔다.
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