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들 수난… 친이 좌장 이재오 어렵게 수성
내로라 하는 각당의 간판주자들도 이번 총선에서는 낙마하거나 당선됐어도 상대후보와의 혼전끝에 턱걸이를 해야했다.
거물정치인에 대한 혐오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신 참신한 신인들에게 정치의 길을 터주고 있다는 한국정치의 변화를 체감하는 부분이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대한민국 정치1번지 종로에서는 6선의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에게 패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홍 후보의 패배는 대구경북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친박계란 계파정치의 청산을 주문받은 셈이다.
역시 최고의 관심지역이었던 부산 사상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압승을 거뒀다. 20대 여성인 새누리당 손주조 후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잇단 유세지원에도 불구, 정치입문에 실패함으로써 정치초년생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따라 문재인 상임고문으로서는 12월 대선에서 야권후보로 출마할 것이 기정사실화됐으며 총선성적표만으로는 순풍을 단 셈이다.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한 홍준표 후보는 서울 동대문을에서 민주당 민병두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그의 정치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그는 초반 개표결과 민 후보에게 크게 뒤지자 트위트에 올린 글을 통해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며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서울 은평을에서 민주당 천호선 후보와 접전을 펼치면서 어렵게 수성했다.
새누리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정몽준 후보는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의 이계안 후보와 혼전끝에 어렵게 금뱃지를 지켜내 그의 대선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막말 저질발언으로 총선내내 논란이 됐던 민주당의 김용민 후보는 서울노원갑에서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에게 완패함으로써 함량미달 정치인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읽을 수 있었다.
세종시에서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민주당 이해찬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충청권의 맹주로서의 자리를 내줘야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적진 출마격인 광주 서구의 이정현 후보는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에게 패해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못했다.
/이창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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