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내생산량 조절 불가피할듯
업계의 전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시장의 수급상황 판도가 어떻게 변할까 하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철강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지난해 국내 후판 실제 생산량은 포스코 600만t, 동국제강 330만t, 현대제철 100만t 정도로 총 1천30만t 안팎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산 후판은 410만t 가량 수입됐다. 따라서 시장에 공급된 후판은 1천440만t 정도.
반면 지난해 국내 후판 수요량은 1천280만t 정도였다. 160만t 정도가 과잉 공급된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 남은 물량을 수출해 이를 견뎌냈다.
정부는 올해부터 중국 철강업계의 국내 덤핑수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론강 등 편법수출을 비롯해 국내 업계 피해실태를 조사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올해는 조선과 건설경기 불황으로 상황은 더욱 나쁘다. 올해 후판 수요량은 1천1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물량이 줄어들지 않는데다 일본산까지 수입되면서 현실은 더욱 가혹해졌다.
원자재값을 차치하고라도 수급상황이 나쁘다 보니 국내산 후판 가격은 지난 4월 t당 110만원에서 현재는 t당 8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거의 원가 수준이다.
포스코는 현재 건설 중인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에서 2014년부터 연간 150만t의 후판을 생산할 계획이어서 그 전에 국내 후판 생산량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 무성하다. 포스코, 동국제강과 함께 국내 3대 후판 메이커인 현대제철(생산능력 150만t)의 경우 생산설비를 갖춘 시점이 비교적 최근이어서 노후설비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1후판공장의 폐쇄가 주는 영향은 크다.
우선 실제로 시장에 나오는 후판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포스코 등의 추가 생산량 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철강업계가 대형 거래선들과의 가격협상에서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적잖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해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조선업계의 후판 증설 요구로 포스코가 광양에 200만t,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당진에 각각 150만t씩을 증설했었다”며 “그 당시 국내 철강사들은 조선업계 요구 물량을 맞춰주기 위해 해외 거래선과의 관계를 끊어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