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황 부진/ 산업용 전기료 인상/ 中·日은 저가 공세
글로벌 철강시황 부진에 조선·건설 등 국내 수요마저 불황을 겪고 있고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까지 대폭 인상할 계획이어서 고민스럽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저가 제품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되고 있어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31일 포스코경영연구소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는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을 당초 5.4%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는 것. 하향 조정한 이유로는 당초 낙관적으로 예상했던 유로존 재정위기 문제가 불거지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 여기에 자동차·가전·조선 등 대형 고객사들의 실적부진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관련제품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철강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 자동차 내수판매 및 수출마저 주춤하고 있다. 각종 할인 혜택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판매가 순탄치 않다.
조선업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 국가 재정위기 우려가 지속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8.9%나 줄어든 380만CGT로 집계됐다.
마른 수건도 다시 쥐어 짜고 있는 철강업체들에게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를 다시 인상한다고 하자 아우성이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4.5%(8월), 4.9%(12월)의 요금 인상을 단행한 만큼 산업용 전기료를 추가로 대폭 인상하는 것은 `철강업체를 죽이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전기요금이 생산원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업체의 경우 전기료가 매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추정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추가로 인상되면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원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 인상과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결국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열연, 후판 등을 중심으로 국내 철강시장에 중국·일본산 수입이 크게 늘면서 공급과잉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열연·후판 수입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수입 열연·후판은 이미 안방을 차지한 상태다. 열연은 일본산 비중이 50%, 후판은 중국산 비중이 60%를 각각 넘어섰다.
급기야 동국제강의 역사나 마찬가지인 포항제강소 1후판 공장이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하게 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