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예림원` 박경원 사장
【울릉】 울릉도 섬 일주도로를 따라 북면 현포리 항구를 지나 웅장한 노인바위를 돌면 울릉 예림원을 소개하는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섬 일주도로를 살짝 벗어나 오른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울릉예림원을 만난다.
울릉도에 유일하게 민간이 운영하는 유료 공원이다. 인간의 손기술이 묻어 있는 각종 조각과 수백 년 된 분재, 아름다운 자연이 한데 아울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저 너머 주상절리 공암이 그림처럼 앞마당을 장식하고 있다.
이 곳에 공원을 만든 사람은 박경원(51) 사장. 박 사장의 이력이 대단하다. 보통 사람의 삶이 아닌 별난 인생 여정을 걸어 왔다. 박 사장은 26세에 해양경찰관으로 공직을 시작, 21년간 경찰관으로 일했다. 울릉도에서만 11년을 근무했고 울릉도의아름다운 매력에 빠져 정년 10년을 앞둔 5년 전 사표를 냈다. 그리고 평소 마음속으로 그렸던 자연 공원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박 사장은 30대 중반 경북도전 서예심사위원, 경북 서예 대전 대상, 대한민국 서예·조각전 입선 8회, 서예 관련 책자 2권 발행했다. 경찰관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울릉주민들에게 서예를 가르쳐 서예작가 배출했고 신라미술대전과 경북 서예 대전 등에 입상을 했던 특이한 경력도 있다.
그는 이같은 예술적 재능을 이용해 지난 2007년 예림원을 개원했다. 울릉도에서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울릉도는 자연풍광이 아름답지만 한눈에 조망할 수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그래서 분재식물원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박 사장은 울릉도 북면 현포2리(평리) 해안변 일주도로변 70m 언덕 위쪽 3만㎡(1만여 평) 평지에 예림원을 조성했다. 사비 20억원을 들여 1년6개월 동안 작업을 했고 지금도 공원을 계속 조성하고 있다.
주위에는 해상의 신비로운 주상절리와 천혜의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파고라식 정자와 해상전망대가 있다. 해상 주상절리의 결정체인 공암(코끼리 바위)이 손에 잡힐 듯 떠있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또한, 아름다운 폭포와 크고 작은 연못, 서쪽에서 북쪽으로 연결돼는 청록빛 아름다운 해안 물속을 볼 수 있는 사람 얼굴 모양의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다.
이 곳에는 300년 이상 수령이 된 주목과 300~500년 수령에 가까운 모과나무는 물론 400년이 훨씬 넘는 향나무 등 귀하고 보기 어려운 분재들이 즐비하다. 울릉도산 야생화(본)를 포함한 450여 점이 야외에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의 건강을 위해 12m 발 지압코스도 마련돼 있다. 특히 미국 서남부 지방에 있는 세계의 관광명소 그랜드 캐런에서나 볼 수 있는 통유리로 만든 전망 데크도 있다. 이곳에서 조망하는 청록, 옥빛바다와 빽빽한 숲을 이루는 큰 왕호 장근의 자태는 가히 환상적이다.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분재와 문자 조각, 독도를 연상케 하는 수석과 서예작품, 수많은 야생화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볼거리가 조성된 예림원에 외국인 손님들이 즐겨 찾아 울릉군이 지향하는 국제관광 휴양 섬 건설에 청신호가 보이고 있다.
또 현대식과 고전식을 조화있게 자연석으로 만든 아담한 구조물은 물론 자연친화적인 건강터널(울릉도 머루식재) 등이 특색 있게 설치돼 있어 울릉도의 명물로 부각되고 있다.
평소 울릉도 서예문화 발전에 이바지해오면서 서예가로 유명한 박 사장은 울릉도 상가의 획기적인 간판문화 변화의 목적으로 예림원 간판을 자신의 창작붓글씨체로 원목에 적어 해학적으로 꾸미기도 했다.
박경원 원장은 “울릉도 분재식물원이 규모는 작지만, 울릉 섬의 깊은 인상을 심고자 조성했다”며 “앞으로 1천300여평에 예술촌(미술관, 서예관)을 추가로 건립해 외국인이 즐겨 찾는 명실상부한 울릉도의 볼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국민관광지 울릉도를 보랏빛 색깔로 물들이는 울릉도 특산 식물인 천연기념물(52호) 울릉국화와 해국 축제를 10월 한 달 동안 개최한다.
순결한 하얀색의 울릉국화 5천 본과 연보라빛 색을 자랑하는 해국 5천 본이 예림원 야외 전시장을 장식한다. 행사가 개최되는 저녁에는 얼굴 바위 전망대에서 울릉도 색소폰 동호회의 연주가 열려 깊어가는 가을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박 사장은 예림원앞 해상에서 밝혀주는 오징어 집어등의 불빛과 조화로운 울릉국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지역 문화 축제로 계승 발전시키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