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폭설에 무너져… 울릉도 기상특성 고려치 않은 공사 `빈축`
애초 겨울철 많은 눈이 내리는 울릉도의 기상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 공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부지방산림청 울릉국유림 관리사무소는 지난 2009년 9월 성인봉 정상 부근의 다양한 생물과 희귀 수목을 보호하고 생육환경개선을 위해 보호울타리 200m, 목재 데크 계단 62m, 등산로 81m를 정비했다.
특히 등산로(일명 바람등대, 정상 밑 부근) 경사지에 생태관찰 및 생태탐방 목재 계단을 설치, 성인봉 접근이 한결 쉬워지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9월 준공 후 같은해 12월과 다음해 1월~2월 내린 눈 때문에 보호 울타리가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 겨울철 눈이 쌓이자 완전히 무너졌다.
이와 함께 일부 목재 계단도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수시로 보수공사를 해야 했다.
올해 봄에는 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명이 나물을 채취하고자 채취권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이 울타리를 넘어 마구잡이로 넘나들어 자원보호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다.
울릉국유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울타리를 만들 때 울릉도 생태전문가 및 지역 주민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설계의 적정성 검토, 강설에 견딜 수 있는지 여부, 성인봉 등산객의 보행 시 부담 최소화, 로드식 계단 동선유지를 위한 연구 등 다양한 검정을 거쳐 시공을 했다”고 밝혔다.
산악인 K모씨는 “아무리 울릉도 겨울눈을 감안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한해도 견디지 못하고 보호 울타리 및 일부 계단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릉국유림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성인봉 정상부근 넘어진 보호울타리는 보수할 방법이 없고 나무로 만들어져 오래가지 못한다”며 “올겨울을 지내보고 철거 폐목을 헬기를 이용해 산 아래로 운반하고 다른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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