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관련법인 설립… 지난달엔 사장단 25명 고리원전 방문<br>포스코건설·에너지 등 통해 중소형 원자로 사업 육성 전망
포스코가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특수강 등 계열사를 포함한 포스코 사장단 25명이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전격 방문했다는 것. 사장단은 고리원전 시설을 둘러보고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인근 고리 3호기 원전 건설현장도 시찰했다.
이번 사장단의 고리원전 방문은 포스코가 원전 사업 진출에 앞서 최고위 경영진들의 사전답사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는 곧 포스코의 원전사업 진출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고리원전 3호기는 두산중공업이 핵심기자재를 공급,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짓고 있는 `한국형 원전`과 설계가 동일하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강원도 삼척시 등 부지에 280만KW 규모의 원전 2기를 짓겠다는 의향서를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가 원전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중소형 원자로 개발사업 참여 등 그동안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당초 포스코ICT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원자로 사업에 관심을 보였었다. 2020년에 매출 200조원을 만들겠다는 포스코그룹 청사진에도 이 중소형 원자로 사업 육성 계획이 포함돼 있다.
지난 7월 초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중소형 원자로 SMART(100MW급)`의 표준설비가 정부로부터 표준설비 인가를 획득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6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3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작했는데, 포스코그룹은 총 투자비 1천700억원 중 280억원을 출자했다.
포스코건설이 국내 부지에 발전용 대형 원전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원전에 대한 설계기술과 운영경험이 전혀 없다. 포스코에너지는 화력발전과 연료전지 등에 집중하기 때문에 원전관련 계열사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의 철강재를 가져다 플랜트공사(시행사)를 하고 나머지는 전문업체를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결국 포스코건설의 원전 진출은 모기업인 포스코가 철강재 수요처를 늘리는 한편 향후 중소형(스마트) 원자로 수출 사업을 위한 일종의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하순 삼창기업 원자력부문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원자로 핵심설비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계측제어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2010년 인수한 성진지오텍은 연구용 원자로의 핵심주기기인 `리액터`의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3월 원전사업을 담당할 신규법인인 포뉴텍을 설립했다. 포뉴텍은 원자력·화력발전시스템 정비 및 원전 통합계측제어시스템 사업과 스마트 원자로 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