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탑 3개·민가 4채 파손<bR>골프장-KT 책임소재 분쟁 예상
지난 8일 오전 4시10분께 경주시 충효동 하나골프연습장에 벼락이 떨어져 지주 철탑이 무너지고 통신선이 끊기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골프장 측에 따르면 벼락은 골프연습장 남쪽 끝 높이 45m, 무게 6t의 골프장 10번 철탑 끝에 설치된 KT통신시설을 강타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영향으로 10번 철탑 하부 콘크리트가 칼로 잘린 것처럼 절단되면서 그 힘에 의해 11번부터 21번 철탑도 연쇄적으로 무너졌다는 것. 피해 금액만 해도 7억원대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넘어진 철탑은 인근 민가 4채를 덮치면서 잠을 자고 있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인근에 설치된 KT기지국 통신시설도 장애를 일으켜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철탑 붕괴를 최초로 목격한 인근 주민 김모(45)씨는 “비 소리가 들려 창을 닫는 순간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굉음이 들려 밖으로 나오자 철탑에 불똥이 튕기면서 무너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날 사고로 골프연습장 측과 KT통신사간에 책임소재 분쟁도 예상된다.
연습장 대표 박모씨는 “KT측이 최근에 철탑 중간부에 설치된 통신시설을 피뢰침이 있는 곳까지 높이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 철탑에 설치된 통신선로는 11개로 무게만 해도 1t 이상 추정된다. 따라서 벼락의 힘에 의해 이 철탑이 무너졌을 경우 통신사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물 전문가 K씨는 “골프연습장 철탑은 초속 20m 이상 강풍에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된다. 사고가 난 이 철탑은 초속 30m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연습장 사고는 그물망부터 훼손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 시간대에 돌풍으로 인해 붕괴를 일으킬 정도의 기상요인도 없었고, 이 일대 농작물이나 시설물들이 바람으로 인한 피해상황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주/윤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