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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철강공단 후판재고 넘친다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2-09-25 20:49 게재일 2012-09-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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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동국제강 등 야적할 곳 없어…가격인하로 돌파구 모색
조선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포항철강공단에 후판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포스코·동국제강 등의 야적장에는 더 이상 후판을 쌓아놓을 곳이 없다. 후판을 가공하는 제일테크노스, 융진 등 1, 2차 조립·가공업체의 야적장에도 후판이 수북히 쌓여있다. 현재 후판 재고량은 포스코가 9만여t, 동국제강이 7만여t 정도. 여기에다 조립가공업체의 재고량까지 합할 경우 대략 20만여t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판 재고량이 넘쳐나자 급기야 후판 가격 인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등 `빅3`가 최근 조선업체와 후판 가격을 사실상 인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하폭은 t당 2만원 안팎이 유력하다. 빅3사는 그동안 조선사들의 후판가격 인하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포스코는 현재 협상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주요 조선 업체들과의 가격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고, 업계 2위인 동국제강은 아직까지 가격을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경우 포항공장은 후판을 생산하지 않아 당진에서 협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 그동안 철강업체가 조선사들과 후판 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 오다 갑자기 인하쪽으로 급선회하게 된 것은 중국산 후판의 국내 유입을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재고량은 넘쳐나는데 더 이상 조선사들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는게 빅3사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지난해 2·4분기까지만 해도 t당 110만원대에 이르던 후판 가격은 현재 80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중국산의 경우 t당 500달러대 중반(6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후판 가격이 하락해도 당장 빅3사의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추가로 인하될 경우 수익성 하락은 물론 조선업체의 선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도 우려된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 조선업황 호황기에는 수요가 많았던 만큼 철강업체들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조선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후판 공급량은 오히려 더 늘어난 만큼 이번 가격 협상 과정에서 이런 점들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후판가격 인하조치가 당장 빅3사의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철강·조선사 모두에게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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