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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중간 수사 발표 의혹만 증폭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2-09-25 21:32 게재일 2012-09-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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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경로·청도군→밀양 도주 방향 등 언급 회피<bR>유치장 탈출 CCTV 공개 거부·현장 검증도 안해
▲ `유치장 탈주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원청학 수사본부장이 24일 열린 수사 결과 발표에서 경남 밀양에서 붙잡힌 최갑복(50·강도상해 피의자)의 검거 당시 소지품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중이던 피의자 최갑복 탈주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가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4일 대구 수사본부는 최갑복 탈주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발표를 하면서 최가 여장을 하고 도주했다는 내용을 제외하곤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탈주 경로와 청도군에서 밀양으로의 도주 방향 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회피했다.

여장을 했다는 정황도 빈집에 있던 벙거지 모자와 블라우스, 치마, 슬리퍼 등으로 갈아 입었다는 최의 진술에만 의존한 상태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주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특히 탈주 당일 오후 4시30분~밤 10시까지 경찰서에서 2㎞가량 떨어진 동구 신서동 모 주택에서 차량과 지갑을 절취했다고만 밝혀 구체적인 시각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30분가량 길을 찾아 헤매다 검문을 피하기 위해 동대구나들목으로 진입했다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이 시간대는 탈주 확인 후 경찰의 초동대응과 검문·검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임에도 `탈주후 공백 17시간`으로 그냥 방치한 상태였음을 드러냈다.

심지어 지난 17일 밤 11시30분께 청도읍 초현리 한재 초소 앞 100m 지점에서 산으로 도주하고 나서 20일 오전7시30분 밀양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창원행 시외버스 승차 때까지 `잃어버린 56시간`도 `1~2시간 정도 산정상에 올라갔고 하루정도 머물다 험한 산을 타고 방향없이 계속 이동했다`고 그냥 넘어가 의구심만 증폭시켰다.

이는 경찰의 수사가 청도군의 남산과 화악산 쪽에 집중돼 있던 것으로 초동수사에 이은 수색 작업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됨에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더욱이 최의 검거 전 밀양 행적이 시민이 신고한 시간 등을 종합해보면 거의 주간이었다는 점에서 경찰 설명과 배치되면서 최의 대담성 앞에 경찰의 역량이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탈주과정에서의 옷차림이 계속 바뀐 점도 경찰은 도주하며 빈집에서 옷가지를 계속 훔치며 변장을 한 것 같다고 설명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그럴 여유가 있었는지 의혹을 증폭시키는 부분이다.

결국 이같은 점을 종합할 때 최갑복은 청도와 밀양지역 농막과 빈집 등을 계속 털면서 지나갔지만 경찰은 주변 검문·검색과 수색과정에서 주요 근거지가 될 만한 곳을 꼼꼼히 살피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도 다시 한번 유치장 배식구를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하지 않고 현장 검증도 하지 않을 방침을 강하게 밝혀 더욱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원창학 대구 수사본부장은 “최갑복은 증거가 있는 사실조차 부인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과 일관성이 결여돼 2차 조사가 불가피 하다”며“지금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숨김없이 그대로 밝혔고 나머지는 조사중이며 도주과정 규명과 향후 대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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