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의, 성진지오텍 본사 포항 이전 강력한 반대에도<bR>“포스코 알아서 할일… 우리가 나설 단계 아니다” 뒷짐만
포스코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하자 일부 통합 대상 회사의 지역 상공계가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고있다.
지난달 27일 울산상의가 울산공단에 있는 성진지오텍 본사의 포항 이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김철 울산상의 회장은 “성진지오텍은 본사를 포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그는 “성진지오텍 본사가 포항으로 이전하게 되면 인구 유출, 세수감소와 자금의 역외유출, 협력사 일감 감소 등 울산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며 “3년 전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당시 본사를 울산에 두고 고용창출과 사업확장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성진지오텍의 대주주인 포스코는 이날 오전 울산시 남구 성암동 성진지오텍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울산 본사의 포항이전안에 대해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상공계 등의 반발로 잠정연기해 놓은 상태다.
성진지오텍은 올 연말안에 실시될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올라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성진지오텍은 포스코플랜텍과 통합이 불가피한 상태다. 양사가 통합될 경우 `포스코지오텍`(가칭)으로 사명이 바뀔 공산이 크다. 그리고 울산에 있는 성진지오텍 본사도 포항으로의 이전이 유력시 된다.
성진지오텍은 지난 1989년 울산에서 설립된 대형 플랜트전문업체로 특히 해양플랜트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다. 본사와 5개 공장에 7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면 3천여명에 이른다. 때문에 울산의 본사가 포항으로 이전하게 될 경우 상당수의 인력이 포항으로 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울산상의 등 울산지역 경제단체들은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 시기가 임박해지자 이러한 현실을 사전에 감지, 본사 이전 반대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포항상의 등 지역 경제단체들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포항상의 관계자는 울산상의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해 듣고도 “우리가 나설 단계가 아니다. 포스코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 우리가 어떻게 나서느냐”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기업 1개를 유치하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경제단체로서 무책임하고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역 경제계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일부 기업인들은 “통합 대상인 포스코플랜텍의 본사가 포항에 있고, 성진지오텍 본사 이전의 결정권을 가진 포스코가 포항에 있는데 포항상의 등 지역 경제단체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며 “울산지역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라 통합의 기본적인 당위성이라도 제시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포스코는 올 연말안에 현재 70개인 계열사(손자회사 포함) 가운데 16~19개사를 줄여 52~54개(25%)로 축소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