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br/>포항 교차로 유세 `명당 다툼` 미묘한 신경전<br/>지방의원 실명 현수막 난립에 시민들 불평도
27일 제18대 대통령선거 선거운동의 막이 오르면서 정당 간 선거운동 열기도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출근 시간대 기초·광역의원 등은 영하의 아침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차로 등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민들에게 소속 정당의 후보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된 선거법으로 의원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선거참여 홍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도심 곳곳에 경쟁적으로 선거용 플래카드가 내걸려 벌써부터 벌어지는 과열 조짐으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신의 소중한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포항의 경우 남구는 형산로터리·대잠사거리, 북구는 우현동 사거리·장성동 두산위브 사거리 등 주요 교차로마다 대통령 후보자가 소속된 기초·광역의원과 일반 운동원들이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L의원은 “후보자 당선을 위해 정당 차원에서 대대적인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유세전은 오전 7시부터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되는데 영하의 추운 날씨지만 대통령 당선을 상상하며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 효과가 높은 명당을 선점하기 위한 정당들의 자리다툼도 치열하다. 특히 공식적인 유세 첫날로 새누리당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포항을 방문한 지난 27일 죽도시장 개풍약국 앞에서는 좀 더 좋은 길목에 유세차량을 설치하려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 묘한 기 싸움(?)이 펼쳐지기도 했다.
◇“온통 빨갛고 퍼랗고…공해 수준입니다”
한편 지난 2월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수막 공해`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개정된 선거법(공직선거법 제58조)에 따라 기초·광역의원 등은 각자의 실명으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선거용 홍보 현수막을 게재할 수 있게 됐다.
의원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홍보하는 동시에 투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이번 대선에서 의원들의 참여율이 높다.
하지만 1인 당 내걸 수 있는 개수에 제한이 없어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소속 정당 게재는 불법이어서 의원마다 정당 특유의 색깔을 현수막 바탕에 사용, 마구잡이로 내걸린 붉고 푸른 현수막들이 시각을 거슬리게 한다는 불평불만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영업직을 하는 유권자 이희숙(47·포항 북구)씨는 “업무상 이동거리가 많은데 대로변마다 현수막으로 빼곡해 정신이 없을 정도로 무분별한 것 같다”면서 “아무리 합법이라지만 시민 입장에서 나름의 질서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최승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