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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는 설탕, 최근엔 상품권

이곤영기자
등록일 2013-01-29 00:08 게재일 2013-01-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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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 시대환경·경제수준·소비자의식 따라 인기 변해<br>대백 코너 마련 추억 선사

`1960년대 가장 인기있던 설명절 선물은 설탕이었으나 2000년대는 백화점 상품권`

나눠 먹는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던 우리의 선물 문화가 시대적 환경과 경제수준, 소비자의 의식에 따라 변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체 등도 상여금이나 명절 선물을 줄이는 분위기지만 명절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고유 풍습이어서 빈 손으로 넘어가는 일은 없다.

대구백화점에서는 이번 설명절 DM에 명절선물 변천사 `그땐 그랬지` 코너를 마련해 옛 명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전쟁 직후로 먹거리가 부족했던 1950년대의 가장 인기있는 선물 상품은 뭐니뭐니해도 달걀과 생닭, 햅쌀, 밀가루 등 정이 담기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먹거리 중심으로, 집에서 기르거나 재배한 농·축산물이 가장 큰 정성의 표시였다.

전후 복구가 어느 정도 이뤄졌던 1960년대에 가장 인기 있는 선물로는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서민의 생필품 종류로 3~5㎏로 포장된 설탕이 명절 때만 되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 시기에 백화점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100여종의 설명절 상품을 신문광고와 한 장짜리 설날 선물소개 카달로그 등을 제작해 판촉행사를 시작했다.

1970년대에 들어 고도성장이 이루어짐에 따라 공산품이 생산되면서 선물의 종류도 1천여종으로 늘어났다.

선물도 식용유, 럭키치약, 와이셔츠, 피혁제품, 주류 등으로 기호품으로 변했고, 당시 성인에게는 커피세트, 어린이에게는 과자 종합선물세트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화장품 등 여성용품과 텔레비전, 전자보온밥통 등 가전제품도 최고급 명절선물로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선물도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상대방의 취향을 고려하는 선물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 중에서도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 신변잡화가 새롭게 부상했고,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갈비가 최고의 인기 고급선물로 등장했다.

당시에는 신규 백화점의 출현과 다점포화, 백화점 배달 서비스의 일반화, 그리고 소비자의 소득향상 등으로 명절선물 문화가 정착하게 됐다.

1990년대 명절선물은 고가제품과 실용적인 중저가 선물세트로 양극화하고, 건강 관련 상품, 신변 잡화류 및 취미생활 관련 상품, 토속 식품이 강세를 보였다. 할인점의 급성장으로 저가형 규격식품(참치, 조미료세트 등)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골라 선물하는 추세로 바뀌어 백화점 상품권이 명절의 가장 대중적인 선물상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스포츠 및 레저에 관한 선물이 등장했다. 이는 백화점 상품권이 상품 구입에서 벗어나 할인점, 호텔, 외식업계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이 가능해 상품권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또 쇠고기 선물세트가 인기 선물 상품으로 부상했고, 와인을 즐기는 와인 매니아층이 생기면서 와인 수요도 늘어났으며, 2005년부터는 양주와 전통주를 제치고 주류 부분에서 명절 상품 판매 1위에 올랐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심상각 과장은 “선물이 고마움에 대한 마음의 표시인 것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며 “최근 명절 선물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면서 기억에 오래 남는 선물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명절 선물세트가 등장한 유형을 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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