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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3-03-21 00:02 게재일 2013-03-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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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는 어디까지일까. `간헐적 단식`이란 생소한 방식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된 것인데, 서구에서는 제법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간헐적 단식이란 일주일에 한두 번 16~24시간 정도의 배고픈 상태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삼 시 세 때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이 건강의 척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식생활 패턴은 우리 몸의 건강을 좀 더 잘 지켜줄 수 있음을 조심스레 입증하고 있다. 공복의 메커니즘은 단순한 다이어트 효과만을 가져다주는 게 아니다. 당뇨병, 치매, 암 등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수명까지 연장할 수 있단다. 임상의 의사들을 상대로 실험한 바에 의하면 배가 고프면 장수 유전자가 활성화 되고, 손상된 세포를 치유하는 시스템도 가동되며, 노화 속도를 늦추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인류의 식문화 역사를 더듬어본다면 이런 결과들이 일견 타당하게 와 닿기도 한다. 유구한 인간 역사에서 먹을 것이 풍부했던 시기는 최근 백 년 남짓이란다. 오랫동안 우리 몸은 굶주린 상태를 견디도록 진화(?)되어 왔던 것이다. 이런 과학적 맥락은 간헐적 단식의 무해함을 증명해준다. 하루 두 끼도 겨우 먹던 인류가 이제 과식과 투쟁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모든 현대 질병의 원인 중 으뜸이 `너무 먹어서 탈`인 지경에 이르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에까지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의 과학적 실증 유무가 결론이 나기까지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참에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팔랑 귀를 가진 나 같은 이는 간헐적 단식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 초연해도 되는 대부분의 건전한(?) 몸매를 지닌 사람들까지 이런 분위기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그간 유행처럼 쏟아지는 일회성 다이어트 비법과 건강법들에 너무 자주 신체를 저당 잡혀왔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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