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값 비율 최고<bR>“차라리 대출받아 내 집 마련하자” 매매 급증
#황 모(38·포항시 북구 흥해읍)씨는 전세로 살던 A아파트를 최근 7천500만원을 주고 샀다. 2년 전 4천500만원이었던 전세가격이 계약 만료시점인 현재 6천500만원으로(2천만원 상승)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황 씨는 같은 평형대의 전셋집을 찾아 이 일대를 헤맸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결국 황 씨는 2천만원을 추가 대출 받아 다시 2년을 전세로 사는 것보다 1천만원을 더 마련해 아예 이사 걱정 없이 내 집으로 만들었다.
#포항시내 B아파트에 살던 이 모(41·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2년 전 1억3천만원이던 전세값이 최근 1억8천만원으로 뛰자 고민 끝에 1억여원을 대출 받아 인근 C아파트(매매가 2억3천만원)를 매입했다. 빚이 크게 늘었지만 2년 뒤 다시 이사할 생각을 하니 부담을 안고서라도 매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포항에도 `전세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전국에서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포항시 북구지역이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이 오르자 아예 대출받아 내집을 사는 경우가 흔하다.
24일 한국감정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263개 시·군·구 가운데 전세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포항시 북구로 77.07%에 달했다. 이어 부산 북구(75.24%), 대구 달서구(75.23%) 등이 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이 4분의3을 넘었다.
반면 전국 전세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 용산구로 37.69%에 불과했다. 이어 경북 영주시(39.15%), 충남 홍성군(40.48%), 전북 김제시(42.16%) 순으로 전세가 비율이 낮았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교통, 편의시설, 학교 등 인프라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의 전세가 비율이 높다”며 “포항시 북구의 경우 최근 각종 정부개발사업으로 높은 보상을 받은 지역민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도심지역 아파트 단지 시세는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6~112㎡(20~34평형)면적의 중·소형 아파트일수록 전세난은 더욱 심하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포항의 전세 물량은 지난해 보다 구하기 힘들다 보니 매매·전세가격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황태진기자 tjhwa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