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인상가 반영 안되면 공급 중단”<bR>레미콘·건설사 “경기침체 상황서 수용 불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놓고 시멘트업계와 레미콘·건설업계가 신경전을 벌이며 두달째 대치하고 있다.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한 만큼 올해는 가격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시멘트업계는 레미콘업계가 이달 말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결제하지 않으면 공급 중단에 나서겠는 입장이어서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9~10% 인상키로 하고 지난달 말 레미콘과 건설사에 인상된 세금계산서와 공문을 발행했다. 아울러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 측에 가격 인상 방안을 협상하자고 요구했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시멘트업계도 어려운 만큼 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인상된 가격을 결제하지 않으면 시멘트 공급을 중단 등 극단의 카드를 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레미콘업계는 영업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 모래, 자갈, 골재 등 다른 자재 가격이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다 레미콘업자의 임금 인상 심리까지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
대한펌프카협회와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는 이달 29~30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틀간 전국의 건설현장의 골조공사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레미콘과 건설업계 전반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관련 업계 모두가 살려면 올해는 가격을 동결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건설경기는 올해 더욱 침체에 빠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1월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4조3천77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7%나 감소했다. 이는 2005년 2월의 4조3천457억원 이후 최저이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t당 시멘트 가격은 2011년 3월 5만2천원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해 6월 6만7천500원으로, 작년 2월 7만3천600원으로 올랐다. 이번에는 8만100~8만1천600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