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 1고로·현대제철 당진 3고로 공사 마무리 앞둬<br>쇳물생산량 종전보다 年 1천만t 이상 늘어 재고누적 우려
“엔저보다 오히려 공급 과잉이 더 걱정됩니다.”
철강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요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H제철에 근무하는 김모(51)씨는 철강시황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엔저 현상보다 늘어나는 재고량이 더 걱정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포스코는 다음달 9일 `철의 날`을 전후해 세계 최대 규모 용광로에 불을 지필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1987년에 세워진 광양제철소 1고로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개수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1987년 4월 첫 가동에 들어간 광양 1고로는 2002년 6월 첫 번째 개수공사를 했고, 10년8개월 만에 두 번째 개수를 하게 된다.
개수공사가 끝나면 1고로는 용적이 종전 3천800㎥에서 6천㎥로 58% 늘어난다. 쇳물 생산량은 종전보다 237만t 늘어나 565만t으로 `세계 최대 고로` 타이틀을 따내게 된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올해 말 연산 200만t 규모 세계 최대 파이넥스 3고로와 국외에서 건설하는 첫 일관제철소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의 1단계 공사(연산 300만t)도 마무리한다.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 3고로 공사를 오는 9월 마무리한다. 연산 400만t 규모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대제철은 전기로 1천200만t을 포함해 모두 2천400만t의 제강능력을 갖추게 돼 세계 10위권 안으로 뛰어오른다.
문제는 공급 과잉이다. 이들 두 회사의 쇳물 생산량은 종전보다 1천137만t 늘어난다. 대부분 동남아시아에서 소비될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생산량을 제외한 국내 증가량만 해도 837만t이나 된다.
이는 국내 2위 철강회사인 현대제철의 현재 고로 생산량(2개 고로ㆍ800만t)보다도 많다.
한편 세계철강협회(WSA)는 전 세계적으로 5억t가량 공급 과잉상태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3억t이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3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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