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바닥 8t 철판 대고<br>만차·빈차 무게 잴때<br>번호판 바꿔치기 몰라
연매출 14조원에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40위 기업인 현대제철이 인천의 한 고물상에게 한달 동안 8천여만원을 뜯긴 사실이 알려졌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지난 12일 고철 무게를 속여 현대제철에 판매한 혐의(상습절도)로 고물상 최모(4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최씨 등은 지난달 4일부터 한달 동안 인천 동구 송현동 인천제철 인천공장에 고철을 팔면서 교묘한 수법으로 무게를 속여 공돈을 챙겼다. 이들은 현대제철에 고철을 팔러 들어갈 때 매번 고철이 가득 실린 트럭 2대를 가지고 들어갔다. 그런데 똑같은 트럭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 한 대의 무게는 8t이나 더 무거웠다. 트럭 바닥에 8t짜리 철판을 용접해 덧붙였던 것이다.
현대제철이 만차와 빈차의 무게 차이로 고물 무게를 재는 방식을 악용했다. 8t을 바닥에 용접해 붙인 트럭이 고철을 부리고 빈차 무게를 재야할 때 함께 간 다른 트럭에 번호판을 바꿔치기해 달아서 대신 재도록 했다. 개조하지 않은 트럭이 빈차 중량을 달 때 두번씩 잰 것이다.
1t당 고철값은 40만원. 최씨 등은 한번 현대제철에 들를 때마다 320만원의 공돈을 챙긴 것이다. 이렇게 한달동안 25회에 걸쳐 고철 200t, 시가 8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현대제철측은 하루에도 이같은 고철 트럭이 수없이 드나들어 쉽게 적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