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세 학생 15명, 한국어연수센터 여름 단기 프로그램서 공부 삼매경
올해 73세인 이가와 히로코씨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한류 팬이다. 처음 겨울연가를 보고 한국 드라마에 매료된 그는 7년이 넘게 한국어 공부를 이어오고 있다.
이렇게 한국사랑을 보여온 그가 며느리의 응원에 힘입어 한국어 연수 길에 올랐다.
히로코씨의 사례에서 보듯 일흔이 훌쩍 넘는 나이에도 한국과 한국어 매력에 빠져 한국어 연수를 떠나온 `늦깎이` 일본인 학생들이 화제다.
지난 8월초부터 진행된 대구대 한국어연수센터 여름 단기프로그램에는 1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가했고 이 중 50~70대의 일본인 만학도 15명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30도 후반을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에도 한국어 삼매경에 빠졌고 방과 후에는 한국 대구·경북 관광지 투어, 전통문화체험, 한국어 노래수업 등 다양한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식 학위과정이 아닌 여름 단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지만 이들은 일본에서부터 한국어를 꾸준히 공부할 정도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히라세 카즈오(64)씨는 “최근 일본사람들 사이에서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 방송을 챙겨보고, 한국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내가 사는 미야자키현은 시골이라 한국어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없어 유학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중에는 일회성 방문이 아닌 매해 여름 대구대를 찾는 이들도 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대구대를 찾은 나카지마 노부유키(69)씨는 “처음 한국에서 수업을 들었던 선생님의 첫인상이 너무 좋아서 계속 대구대를 찾고 있다”며 “자연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캠퍼스와 친절한 선생님, 저렴한 기숙사 시설 등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어 공부 외에도 틈틈이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의 추억을 쌓고 있다.
히로코씨는 “2년 전 부산 여행 때 길을 물어보면서 친해진 한국 사람과 펜팔 친구가 됐었는데, 이번 여름에 그 친구가 대구에 와서 같이 경주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산/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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