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북지방경찰청 경감 심사 승진에서 40명의 경위가 대거 승진했지만, 울릉경찰서에는 단 1명도 승진자가 없어 울릉경찰관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지난 2000년 경위로 승진하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고참 최모(58)경위 마저 탈락하자 도서 낙도의 어려운 근무여건 속에 묵묵히 일해온 울릉경찰관들의 사기가 요즘 말이 아니다.
울릉경찰서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경찰서로 경찰관 전체 50여 명 중 32명이 경위며 심지어 파출소 세곳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전원 경위로 모두 소장이고 부하인 셈이다.
그래서 나이가 많고 계급이 높아도 명령할 부하가 없어 몸소 뛰어야 한다. 그 결과 경북지방경찰청 체감 안전도 평가에서 2012~21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연간 40만명 넘는 관광객이 입도해 2박3일 섬 일주 육로, 유람선 일주, 독도 등 탐방으로 이동 인구가 연간 150만명이 넘는데 그 안전도 울릉서의 담당이다.
또 겨울에는 하루가 멀다고 내리는 눈폭탄에, 육지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근무를 하고 있지만 사건, 사고, 고소, 고발, 4대 사회악 범죄 등이 발생하지 않아 점수를 크게 받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경찰은 예방이 우선이지 건수가 우선이 아닌데도 이 같이 울릉도는 불이익을 받는다. 1947년 울릉서 개청 후 올해 67년째이지만 지난 2011년 딱 1명이 경감으로 심사 승진했다.
울릉경찰서의 역사는 지난 1914년 일제강점기에 울도경찰서로 승격한 자료가 있으며, 이전에 파출소가 있을 정도로 경찰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특히 과거에는 독도까지 지켜왔으나 고생은 울릉경찰관이, 공은 육지 경찰이 모두 가져갔다.
울릉경찰서 경찰관 중 64%가 경위다. 대한민국에서 이만큼 경위 비율이 높은 경찰서는 없다. 이번 인사에 경북지방청에서 40명이 경감으로 대거 심사 승진했다. 모두가 훌륭한 경위였겠지만 이들 중 울릉경찰서에 근무하라면 몇 명이나 자원할까?
도서 낙도에서 고생하는 경찰관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서라도 다음 심사 승진에는 반드시 1~2명을 경감으로 승진시켜 이들이 국제관광 휴양 섬 울릉도에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