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줘도 되는 것(보여 주고 싶은 것)만 우리는 SNS에 공개한다. 따라서 좋기만 한 그 정보가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특히 나와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다. 체코의 레트나 언덕의 아침 햇살과 블타바 강 노을을 배경으로 미소 짓고, 네보지젝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썰던 SNS 속 당신도 알고 보면 나열할 수 없는 숱한 아픔과 좌절과 번민을 안은, 나와 다르지 않은 소시민일 뿐이다. SNS의 이런 속성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상대와 나를 비교하기 시작한다.
`대조효과`라는 말이 있다. 같은 대상을 두고 확실하게 비교되는 두 상황이 제시되면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같은 원피스를 옆집에서는 오백원에, 앞집에서는 삼백원에 판다면 망설임 없이 우리는 후자를 택한다. 그 원피스가 삼백원의 가치가 있나 없나 하는 건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이백원 벌었구나, 하고 뿌듯해한다.
SNS를 통해서도 이런 심리를 볼 수 있다. 해외여행이다, 비싼 공연이다 등 수시로 올라오는 친구 소식을 보자니 내가 초라해 보인다. 본질은 초라한 게 아닌데 그렇게 비교되는 심리가 여기선 중요하다. 하지만 대조효과는 상대적이며 착각일 뿐인 현상이다. 비교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위를 보고 겉을 따질 게 아니라, 옆과 아래도 보고 속까지 살필 일이다. 있는 그대로 대상을 보는 집중력과 심지 굳은 마음이 필요하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