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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실패한 `포항시장 여성전략공천` 파장

임재현기자
등록일 2014-03-28 02:01 게재일 2014-03-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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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경선룰 적용 최대쟁점 부상<BR>남녀 性대결·계파 갈등·도덕성 등 시비 불러<BR>이창균 이어 무소속 출마 러시는 더 두고봐야

지난 19일 밤 새누리당이 포항을 기초단체장 여성우선추천지역에 선정한지 8일만에 당의 결정이 번복되면서 이번 일의 과정과 영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을 남겼나

지난 20일 여성우선추천지역 선정 결과가 알려지자 5명의 남성 후보들이 연대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일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여성 포항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일부에서 의외의 긍정적 반응들이 감지됐다. 여성 특유의 청렴성에 기대가 걸리는 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친이의 본거지인 포항에 독신의 여성 시장이 당선되면 도시 발전의 새로운 활로가 기대된다는 것.

이를 뒤집어 보면 여성 후보의 급부상을 계기로 각 남성후보들의 그간의 이력과 장단점에 대한 평가가 서둘러 도마에 올랐다는 것이다.

한 예비후보도 당의 번복 결정이 알려진 직후 “이번 일로 일단 위기 상황은 넘겼지만 강세로 점쳐졌던 일부 후보는 분명히 타격을 입은 것이 분명한 만큼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장담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후보의 경우 지난 21일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지지자 및 일부 단체의 항의집회에 관여해 마치 일종의 `관제시위`를 주도한 것처럼 비춰져 중앙당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보들 마다 고위직 기용 등에서 입은 혜택이 도덕성이나 청렴성 시비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은 “이번 파문은 각 후보들의 경쟁력이나 지역 민심의 실체와 상관 없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도 계속 되고 있다.

한 의원의 경우 이번 일이 촉발된 지난 19일 이후 특정 남성 후보에 대한 지원설이 확산된 경우이다. 여성 후보 우선추천 결정에서 당심(黨心)이 확인되자 그동안 은밀하게 진행해온 지원을 지난 8일 동안 모두 접고 바싹 엎드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여성과 남성 후보 모두로 부터 협공을 받은 양 국회의원이 실제로 중앙당의 결정 및 번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앞으로 공정한 경선룰을 유지하는데 한층 더 앞장서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소속 출마 이어지나

이창균 예비후보는 이날 당의 번복 결정이 발표되자 오후 5시 무렵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탈당의 사유에 대해 이번 일로 계파 싸움의 실체와 상향식 공천이 헛구호에 불과한 현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정 정당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이 후보의 고심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대체적인 가운데 3~4배수로 예상되는 컷 오프에서의 득실을 냉철하게 판단한 결과라는 분석도 눈에 띈다.

이 후보가 가장 먼저 단행한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19일 직후 가장 먼저 무소속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한 예비후보는 이날 경선 참여 방침을 밝히면서도 공정한 경선룰 적용이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이미 한차례 당해봤다`는 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정재 후보도 27일 기자회견에서 당의 공천 전횡이라며 비판했지만 남성 후보들과 경선에서 싸워 당당하게 이기겠다며 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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