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 업체 총 4조5천여억원 규모 계획<BR>공급과잉·수요감소로 작년보다 25% ↓
국내 철강업계의 올해 설비 투자 규모가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2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36개 철강업체는 올해 총 4조5천724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설비 투자액 보다 24.8% 감소했고,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설비투자 규모는 2012년 9조1천37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6조766억원으로 급감했다.
설비투자가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공급 과잉. 공급은 넘쳐나는데 건설과 조선 등 철강수요 산업은 침체돼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세계 주요 65개국의 조강생산량은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한 3천662만6천t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증가율은 10.9%에 달하며 65개국 중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해 완공된 현대제철 3고로의 생산량까지 더해질 경우 국내 철강 공급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도 문제다. 업체마다 투자규모는 줄이는 대신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9일 발표한 신경영전략을 통해 2016년까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8조5천억원까지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EBITDA 대비 부채율을 현 5.7배 수준에서 2016년까지 3배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부채비율이 247.85%로 증가했고, 차입금 의존도가 57.3%로 늘었다. 최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동국제강은 산업은행과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은 현금 확보를 위해 최근 1천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공장 신·증설보다는 기존 설비의 합리화와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를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새로운 수요 창출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R&D 투자는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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