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가르치려 들거나 잘난척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네 맘을 내가 안다며 공감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성경에도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럼으로 무엇이든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법이요, 선지자다.” 남이 내게 해주었으면 하는 대로 다른 사람에게 내가 먼저 해주면 된다. 친구를 얻고 싶으면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 쉬운 방법 같아 보이지만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역지사지하는 사람들은 저런 말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다만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과 최선을 다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행동이다.
조선소 현장, 외국 선주가 근로자들을 위해 얼린 음료수를 마당에 부려놓았다. 그 소식을 아는 일부만이 음료수를 마셨다. 지인 한 분은 그 순간 무더위와 씨름하는 동료들 얼굴이 먼저 떠오르더란다. 제 욕심을 차리는 걸로 오해를 받아 감독관과 싸움이 날 뻔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음료수를 상자 째 들고 가 동료들에게 나눠 주었단다. 나 같으면 성가셔서, 오해 받기 싫어서, 오지랖을 떨기 싫어서라도 내 음료수만 챙겼을 것이다. 소심하게 음료가 배달되었다는 정보나 전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부러 악행을 저지르진 않지만, 적극적 선행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 멋진 사람들은 오해를 받든 말든 적극적으로 타자의 마음을 보듬는다. 그들 반만 따라하자. 오늘도 반성문을 쓴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