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날씨에 원전중지 단 1곳 그쳐
전력 생산량이 부족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날씨가 예년에 비해 무덥지 않아서 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답은 둘 다이다.
매년 7~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신문과 방송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다”면서 전력의 부족 상황을 전하면서 `피크` 시간대에 전력 사용량을 줄여달라고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고 정부와 지자체도 이에 가세, 사무실과 백화점 등 다중집합시설 온도를 제한하는 등 야단을 떠는 모습이 여름 무더위 만큼이나 뜨거웠다.
그래서 국민들의 대다수는 여름철이 오면 속절없이 `블랙 아웃`(대정전) 공포에 시달리는 데 익숙해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언론 어디에서도 전기부족관련 보도는 없었고, 정부와 지자체 등도 전기를 트집잡아 규제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렇게 올여름에 전력의 `본질적 가난`을 감수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식의 캠페인과 정부의 호소형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원자력발전소가 무탈했던 때문이다.
월성원자력발전소에 따르면 작년에 국민들이 `블랙 아웃`공포에 시달렸던 것은 각각 100만㎾의 전력을 생산하는 신고리1, 2호기와 신월성1호기가 5월말부터 올 1월까지 7개월 간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문제 등으로 가동을 중지하면서 전력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678만㎾급의 월선원전1호기만 가동 중지 상태에 있어 전력 생산량이 충분하다는 것. 여기에다 지난 7월 29일 준공, 가동에 들어간 화력발전소인 94만8천㎾급 울산복합화력1기도 전력 풍요에 힘을 보탰다. 또 작년 여름에 비해 무더위가 덜 했던 것도 전력난을 초래하지 않은 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했다.
/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