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안전성 논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종인 이사장에게 듣는다
지난 6월 건설 공사를 끝내고 올 연말 사용 허가를 받는다는 목표로 관련절차를 밟고 있는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둘러싸고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등 뒤숭숭한 가운데 최근 일부 언론에서 방폐장이 활성단층에 건설돼 불안하다는,`아니면 말고식`의 보도까지 해 인근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근거가 있는 주장인지, 아니면 사실무근인지를 35년 간 원자력 안전전문가로 일해 온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종인(공학박사) 이사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현재 가족과 함께 방폐장이 있는 경주에서 살고 있는 그는 방폐장 관련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논쟁 자체에 대해 관리기관 이사장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외국의 전문가들이 경주 방폐장이 중저준위방폐장 안전에 필요한 기준치를 훨씬 넘어서는 과잉투자라고 말할 만큼 충분히 안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철저한 보강 거친 완벽한 시공 자부단층 등 지질조사 결과 내진설계 반영
방문객센터 중심으로 주민소통 나설것
-방폐장 공기가 당초 23개월에서 71개월로 48개월이 늘어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초기에 일부 시민단체가 경주의 부지는 지반이 좋지 않아 방폐장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한 만큼 공단 직원들과 근로자들이 더욱더 심혈을 기울여 충분한 공기를 확보한 가운데 찬찬하게 공사를 했다. 공기가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의 원전에 보관 중인 포화 폐기물 반입에 맞춰 애초에 무리하게 공기를 잡은 것이 원인이다.
아울러 국내 처음으로 동굴처분장을 건설하다 보니 암질(巖質)이 낮은 곳의 경우 철저하게 보강 후 시공하면서 공기가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완벽한 시공이라고 보면 된다.
-방폐장 부지 내에서 많은 단층이 발견됐다. 과연 방폐장은 안전한가.
△방폐장 건설 인·허가 때 5개, 후속조치 이행과정에서 5개 등 10개의 단층이 확인됐지만 모두 활성단층이 아니다. 이들 단층에 대해 국내·외 전문기관의 구조해석을 거쳐 안전성 입증 후 지반여건을 설계와 시공에 반영, 굴착에 착수했으며 사일로 공사 과정에서도 추가로 국내·외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증으로 구조적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경주 방폐장은 원전과 동일하게 부지 반경 320km 이내의 역사적 지진 기록 및 지질 특성을 조사, 내진설계(리히터 규모 6.5)에 반영하는 등 천재지변에도 대비했다.
-일부에서 지반이 좋지 않아 공기가 늘어났다고 지적하는데.
△우리와 같은 동굴처분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웨덴·핀란드는 모두 공사에만 4~5년이 걸렸다. 특히 경주 방폐장의 모델인 핀란드 올킬루트 방폐장은 동굴체적 9만㎥, 사일로 2기 건설에 44개월이 걸렸는데 우리는 동굴체적 34만㎥, 사일로 6기에 71개월이 소요됐다.
동굴 규모 면에선 우리 방폐장 공사 기간이 다른 나라 방폐장보다 길다고 볼 수 없다. 무리한 공기 설정과 철저한 보강을 위해 공기가 늘어난 것으로 안전성과는 무관하다. 두 번의 공기 연장 모두 `비정상`을 `정상화`한 과정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환경단체들이 경주 방폐장에 활성단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방폐장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 방폐장에는 활성단층이 없으며, 특히 지하시설물은 외국 전문가들이 과잉투자라고 할 만큼 충분히 안전한 시설이다. 환경단체와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방폐장 관련의혹들은 이미 국내·외 전문기관은 물론 경주시민들이 직접 추천한 검증조사단 등이 6차례에 걸쳐 철저하게 검증,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지 내의 단층은 이미 공사 전에 안전성 검토를 거쳐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았고, 해외 전문기관에서 두 차례 안전성을 검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부지 내에 활성단층은 없으며, 방폐장 건설·운영 허가는 적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한 안전한 시설물이다.
-공단이 경주 방폐장 관련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공단은 정보공개법 범위 내에서 모든 자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공개 안 할 이유가 없다. 공단은 2010~2014년에 총 60종의 보고서를 74회에 걸쳐 국회에 제출했다.
-방폐장이 위치한 경주의 주민과 친화·화합을 위한 복안은.
△공단이 경주에서 방폐장을 건설, 운영하는 경주의 기업인 만큼 경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경주시민들이 공단을 신뢰할 수 있도록 최근 문을 연 방폐장 방문객센터(코라디움)를 중심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을 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학계·산업계·지역사회와 협업체계를 구축, 경주의 문화유산과 자연·과학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 잘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단은 방폐물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준정부 기관으로 전국에 산재한 중저준위방폐물을 가장 안전한 형태로 최종 처분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만큼 시민들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원전 중대사고, 안전성 평가 전문가로 일해 온 `원자력 안전지킴이`로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명품 방폐장으로 관리하는데 임·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더 이상 방폐장 안전성과 관련한 소모적인 논쟁이나 갈등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주/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