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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틸콩·퀴노아가 대체 뭐길래?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4-10-14 02:01 게재일 2014-10-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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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바람 타고 수입곡물 판매 크게 늘어<BR>건강증진 등 효능 검증안돼 국내시장 혼란

수입산과일의 공세로 국내 과일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입 곡류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곡물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만 해도 흔하게 찾아볼 수 없었던 렌틸콩, 병아리콩, 퀴노아, 귀리 등의 수입산 곡물은 최근 방송 및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건강·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데다 조리법이 다양하고 건조 곡물이라 보관하기도 쉽다는 점이 소비자를 사로잡아 최근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직장인 여성 유모(29·경주시 안강읍)씨는 “어학연수 갔을 때 자주 먹었던 병아리콩이 최근 마트 등에서 구하기가 쉬워져 샐러드로 자주 해먹고 있다”며 “예전에 잘 알려져있지 않던 수입 콩 등 다양한 곡물이 대중화돼 식당 등에서 자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열풍은 온라인마켓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13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렌틸콩의 한 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10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는 이달 1~9일 열흘간 렌틸콩, 퀴노아 등 수입 곡물의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94%나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5월부터 지난 9월까지 영양곡(각종 잡곡류)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했다. 특히 이중 쌀류를 제외한 가공 곡식류의 매출이 16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갑자기 방송 등을 통해 주목받고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유행하는 곡물류가 쌀을 대체하는 품목들은 아니지만 `웰빙` 열풍에 힘입어 일부 국내 곡물 시장에 위협을 주기에는 충분할 수 있다는 것.

농민들은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을 내세운 판매전략 등이 기존의 생산기반이 취약한 국내 곡물시장에 혼란을 준다며 우려하고 있다.

벼농사를 짓는 농민 이모(58·포항시 북구 흥해읍)씨는 “쌀 등 곡물의 입지가 해마다 좁아지고 있는 마당에 수입산 곡물 열풍이 지속되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며 “특히 봇물처럼 들어오고 있는 수입산 곡물의 효능과 유통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국내 곡물시장에도 혼동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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