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매값 ㎏당 484원, 평년보다 33%나 뚝
올해 각종 작물이 풍년으로 시세가 떨어져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배추 가격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추석의 영향으로 배추 시세가 회복세를 보이던 것도 잠시, 양호한 기상 여건 등에 배추 공급량이 늘자 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통정보사이트 KAMIS에 따르면 고랭지배추(상품 기준)의 이날 전국 평균 도매 가격은 ㎏당 484원을 기록했다. ㎏당 722원선에 거래되던 평년 가격에 비해 32.9%나 하락한 수치다.
또한 9월 이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달 836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42.1%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 상반기 마늘·양파 등 타 작물의 시세가 폭락해 가을배추로 작목을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나며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증가한 것이 주 원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작황이 비교적 양호한 강원도 준고랭지역 2기작 배추의 출하량이 점차 늘며 하락세가 더욱 가파르다.
문제는 이처럼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준고랭지 배추 출하가 가을배추 출하와 겹쳐 11~12월에는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관측한 정보에 따르면 다음달 배추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3%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갑작스런 한파 등의 변수만 없다면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 상인들과의 사전 계약으로 피해를 입는 농가들이 발생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인들이 농사전에 배추를 밭단위로 계약하는 일명 `밭떼기`로 구두계약을 한 후, 시세가 떨어지면 연락을 받지않는 등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농가에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
경북 청송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배추를 사가겠다고 계약을 한 후 시세가 내리자 상인이 오지않아 출하시기를 놓쳐 상품성이 떨어지고 비까지 많이와서 배추가 많이 상했다”며 “이후에 시세가 조금 회복되고 나타나서 배추를 보고는 상품성이 떨어지니 계약을 없던일로 하자고 하더라”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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