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 업무보고 중복에<bR> 현장업무·민원처리는 뒷전<bR>“AI확산 등 이 비상시국에…” <bR> 비효율적 행정 비난 여론
【청도】 청도군이 각종 업무의 중복 보고 등으로 행정 효율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지난해 말 2015년 각 부서별 주요 업무에 대해 보고를 받고 세세한 부분까지 실무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군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새해 설계를 했다. 청도군의회 역시 지난해 말 집행부로부터 각종 사업 성과에 대해 보고를 받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 지적과 시정을 요구했고, 새해 예산편성에 따른 집행부의 상세한 군정추진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러나 새해 시작과 함께 또 다시 각 부서별 새해 업무 보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
청도군 직원들은 지난 13일부터 열린 청도군의회 임시회에서 실과소 및 읍면별 군정에 대한 주요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여기에다 13~21일까지는 새로 부임한 부군수에게 업무보고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군청 직원들은 오전 군의회 보고에 이어 오후 신임 부군수에게 같은 내용의 업무를 이중으로 보고하는 등 현장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청도군 B공무원은 “행정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산더미처럼 쌓인 민원처리와 현장 확인 등 할 일이 태산인데 업무보고를 위해 사무실에 잡혀 있으니 주민들에게 미안하다”며 “요즘처럼 빠르고 다양한 상호통화와 보고방법이 있는데 90년대 행정을 보는 것 같아 급격하게 높아지는 주민들의 수준에 부응하는 행정이 언제나 될 지 걱정이 앞선다”고 꼬집었다.
AI 확산 저지에 나서고 있는 군청 직원들을 바라보고 있는 군민들도 행정 비효율을 비꼬았다.
김모(52·청도읍)씨는 “지금 전국이 구제역과 AI 확산이란 위험에 노출돼 전 행정관서와 축산농민들이 비상사태에 들어간 시점에 책상에 앉아서 같은 내용의 업무보고만 들어야 할 때인지 의문스럽다”며 “관습과 관료의식에 치우친 폐습은 과감히 탈피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군정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나영조기자 kpgma@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