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치솟고 그마저도 품귀<BR>저금리에 월세 전환 속속<BR>이사철 서민들만 `발동동`<BR>수수료 웃돈 주기 풍경도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 하면 전세품귀 현상으로 집 구하는 서민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행진이 이어지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거나 아예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지역에서는 포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114가 제공한 아파트 전세값 월간 변동률에 따르면 지난달 경북지역의 전셋값 변동률은 0.26%을 기록했고, 포항의 경우는 0.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은 특히 지난해 6, 7월 각 0.02%, 0.05%씩 변동률이 소폭 감소한 이후 꾸준하게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북구 양덕동에 위치한 P아파트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면적 181㎡의 전셋값이 2억 4천~5천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의 전셋값은 2억 7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전셋값이 10% 이상 올라버린 셈이다. 또 우현동의 J아파트의 경우 최근 면적 92㎡의 아파트가 1억 1천만원에 매매됐는 데, 최근 같은 면적의 아파트 전셋값이 1억 1천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거의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양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3년 전만해도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아 전세아파트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다 매매로 넘겨 전세아파트는 찾기 어렵다”라며 “내년에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북구 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도 현재 매매는 상당수 나오고 있지만 전세는 찾는 사람만 있을 뿐 내놓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치솟는 동시에 전세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세매물 확보를 위한 색다른 전략까지 등장했다. 올 봄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일부 전세희망자들은 원하는 조건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나올 것에 대비해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일명 `조공`을 바치는 세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부 공인중개사는 좋은 매물이 나타나면 스스로 가계약금을 걸어놓은 뒤 여유롭게 세입자를 찾기도 하며, 임차인들은 부동산 공인중개 수수료를 2배나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전셋집을 찾아나서고 있다.
최근 새로운 전셋집을 찾아나서기 시작한 J씨(34·포항시 북구 흥해읍)는 “전세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집주인이 전·월세로 전환할 거라는 말에 급히 전셋집을 찾아나섰는데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며 “혹시나 좋은 전셋집 매물이 나오면 법정 수수료에 웃돈을 더 얹어 주고서라도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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